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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제조기업에서 ICT 기업으로 탈바꿈한 GE

m2mbiz  - man(인간)과 machine(머신)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발명왕인 토마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를 모체로 성장한 세계 최대의 글로벌 인프라 기업인 GE(General Electric)은 전력, 발전기, 항공기 엔진, 헬스케어, 운송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GE가 더 이상 제조기업이 아니고 첨단 ICT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 기업이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했다. GE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히 산업용 장비나 설비 부품 등을 생산하여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었고 이런 분야는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레드오션이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경쟁사들과 힘겨운 가격 전쟁을 치러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였다. 회사의 성장에도 한계에 도달했고 원가절감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익성도 낮아졌다.

GE에서 기존의 CTO라면 해당 분야인 기계나 전기, 의학 기술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맡았지만, 지금은 데이터 과학과 프로그래밍에 정통하고 컴퓨터나 DB 아키텍트에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맡는다. CTO는 향후 기술 개발을 리드하는 사람인데 여기에 ICT 관련 전문가가 임명된 것은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 즉 GE는 정통적인 기술 제조기업이 아니고 ICT 전문기업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제트엔진을 생산하는 GE 항공에서는 최근에 중동과 아시아 특정 도시 구간을 운항하는 제트엔진이 다른 노선의 같은 기종의 엔진과 성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담당 팀은 제트엔진에서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엔진의 마모 패턴이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엔진과 다르다는 것을 찾았다.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제트엔진이 장착된 비행기가 운항되는 해당 지역의 대기 중에 있는 공기의 질과 기상 조건, 파일럿의 운항 습관 등을 파악하여 엔진 성능과의 연관성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그런 결과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단서를 찾았고 관리 방안도 찾아냈다.”

이들이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데에는 GE의 프레딕스(Predix) 덕분이었다. GE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레딕스는 산업인터넷 기술로 사람(Man)과 데이터, 기계(Machine)를 서로 연결한다. 현재 점점 더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GE의 프레딕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약 2만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GE에서 일하고 있다. 

GE가 프레딕스라는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는 GE가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품들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를 장착하고 이것들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본사 데이터센터로 전송하여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통계적 결과물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여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높이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다. 

프레딕스는 데이터 레이크(비정형의 빅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나 다른 형태의 빅데이터 저장 장치와 연결된 데이터센터의 내부에 있으며,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처럼, 프레딕스는 개발자가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산업인터넷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세트다. 프레딕스는 모든 데이터와 접속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사용하여, 사용자의 접근과 사용성을 더 넓혔다. GE는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여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원격 기계를 모니터링하며, 기계와 사람 또는 기계와 기계와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돕는 IOT(사물인터넷)이다. 

이를 통해 장비나 부품을 언제 교환하고 정비해야 하는지를 고개들에게 미리 알려 주어 고장을 예방하고, 장비나 부품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이나 환경을 찾아내서 그런 상태에서 가동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GE의 프레딕스도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프레딕스의 사용자들을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다양한 기능과 성능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강력하고도 독보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게 선점하기 위함이다. 

GE의 ICT 기업으로의 변신은 여느 제조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데, 단순 제조에 머물지 말고 고객으로부터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사물인터넷을 접목하고 이것을 자생적이고 지속적인 생태계인 플랫폼으로 구축해야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IoT와 함께 GE처럼 제조 기반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것은 제품에 설치된 센서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제품 진단 소프트웨어와 분석 솔루션을 결합해 기계와 기계, 기계와 사람, 기계와 비즈니스 운영을 서로 연결시켜 기존 설비나 운영체계를 최적화하는 차세대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병원의 MRI(자기공명영산진단) 장비, 발전소의 가스터빈, 제트기 엔진 등 수많은 기계들은 작동되면서 지속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해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이런 빅데이터가 의미 있는 정보로 활용되지 못 해자원이 낭비되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인터넷은 똑똑한 기계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분석해 사용자나 관리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 철도, 헬스케어, 제조 및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계의 성능을 향상하고 장비의 고장을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여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지금은 산업인터넷이 초기 단계이기에 사물인터넷에 비해 활용 범위나 규모가 작지만, 향후에는 훨씬 광범위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로 발전할 것이다.

필자의 고객사 중 하나인 몰렉스(Molex)는 산업용 컨넥터를 생산하는 기업인데 이것 역시 레드오션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금년 초에 리더 대상 강연을 요청받고 몰렉스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반드시 IOT(사물인터넷)을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주장했다. 강연을 마치고 나서 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식사를 하면서 강연에서 들은 시사점과 인사이트가 매우 감명적이었고, 자신들에게 제시한 IOT를 그렇지 않아도 본사 차원에서 적극 검토 중이라 했다. 몰렉스가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혀 듣지 못한 상태에서 준비한 강연이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몰렉스의 미래와 본사에서 고민하는 것이 동일하다는 것에 필자도 경영진도 함께 놀랐던 경험이 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보쉬는 2013년부터 ‘네트워크 공정’ 구축에 들어갔다. 세계 공장 운영 본부와 각 공정의 기계들과 그 기계를 사용하는 근로자를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분석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 십 년간 종이문서로 쌓아온 공정·기계별 운영일지도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넣어 관리한다.

이제는 전통 제조업체도 제조 공정에 IoT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등을 접목한 혁신을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반드시 자신들만의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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