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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협업 vs. 내 방식 분업

비주얼씽킹 - 창의성과 협업에 스토리를 담아 비주얼로 소통합니다.

회사원들이나 대학생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협업에 대해 물어보면, 자신들도 이미 협업을 하고 있고 협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주최하는 공모전에 대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 대개는 몇 명이 한 팀을 구성하여 출전한다. 기업 공모전은 어느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함께 협업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주어진 주제나 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여기서 논의되는 것들은 주로 주제나 과제에 관하여 ‘할 일’에 초점이 맞춰진다. 해야 할 일 목록(to-do list)은 작게는 몇 개에서 많게는 10~20개에 이른다. 이것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그다음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분배한다. 이때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분배하기보다 일의 분량이 비슷해지도록 나눈다. 그리고 헤어져서 일정 기간 각자 일을 진행한 후, 다시 함께 모여서 수행한 일들을 통합한다. 하지만 통합은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 각자의 생각과 방식에 따라 독자적으로 일을 수행해서 전체적인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방향성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가 남을 탓한다. 이들 은협 업을 한 게 아니고, 분업을 한 것이다. 그런데 분업이 나 마제대로 하려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분업으로 각자 이룬 일을 제대로 통합하려면, 일을 분배하기 전에 공모전 진행 초기부터 과제의 방향성을 정하고 어떻게 수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의견을 모으고, 최종적으로 기대되는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화한 다음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 분배된 일을 모으기도 쉽고,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직원들은 일하는 순서나 방식이 우리와 사뭇 다르다. 그들은 주제나 과제를 받게 되면, 모두 함께 모여 열띤 토론부터 시작한다. 주제나과제의 목표 및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방향이나 방식으로 해결하며, 가장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이 무엇인지,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여 구체적인 결론에 이른다. 이런 과정이 종료되면 최종적으로 무슨 일들을 할지 아이디어를 모은다. 이때 누군가가 맡는다는 걸 전제로 해서 일을 찾는 게 아니라, 담당자 가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야 할 일 목록부터 만든다. 목록이 완성되면 마지막 단계로 각각의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 일을 배정한다. 이렇게 배정된 일을 각자가 일정 기간 수행한 후 다시 한 자리에 모여 통합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성공하는 비결은 모든 직원들이 창의적으로 토론하고 협업하는 데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협업할 때, 한국 기업들은 분업한다. 협업은 분업과 어떻게 다를까? 협업은 일을 시작하면서 'Why(왜)'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가령 “왜이 프로젝트가 중요하지? 왜 해야 하지?”와 같은 물음이다. 그런 다음, “어떻게 협업을 진행하면 좋을까?”와 같이 'How(어떻게)'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hat(무엇을)'을 찾고 일을 시작한다.

이에 반해서 분업은 Why와 How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직 What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열거하고 나서 각자 적당한 분량으로 그걸 나눈다. 하지만 그렇게 분업하여 일을 하면 나중에 그것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각자가 나름대로의 방향과 방식으로 일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시너지 효과를 얻지도 못하고,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때도 있다.

즉,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처럼 협업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한 관점의 질문과 격의 없는 토론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협업할 수 있는 질문과 실용적인 토론의 방법 및 효과적인 스킬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직원들도 물론 분업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분업하기 위해팀을 구성하여 토론하는 반면, 그들은 목표나 방향이나 기대되는 결과물 등을 구체화하고 공유한 후에야 분업을 한다. 그래서 양자가 만든 결과물은 매우 다르다.

우리 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개발 업무도 대학생들의 공모전과 비슷하다. 그들도 협업이 아니라 분업 위주로 진행한다. 그렇다면 협업 중심과 분업 중심의 팀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자. 가장 큰 차이점은 모두가 참여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찾는 토론 과정이다. 

협업 중심의 토론에서는 일을 수행할 사람을 염두에 두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찾는 게 아니라, 오직 주제나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아이디어 발굴에 모두가 매진한다. 간혹 도출된 아이디어가 팀의 어느 특정 개인이나 사람들과 연관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연관된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함께 개발한다. 그런 후에 도출된 일들을 누가 어떻게 수행할 지공 유하고 결정한다. 

예를 들어보자. A, B, C, D, E 다섯 명이 팀을 이루어 과제를 수행하는데 A와 B가 해야 할 일이 가장 많을 경우, C, D, E는 손을 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A와 B의 일을 함께 돕는다, 이때도 막무가내로 각자 알아서 돕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도울지 함께 의견을 나누고 결정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두가 자발성과 오너십(ownership)을 갖게 되는 것. 자발성과 오너십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정할 때 발휘된다. 협업 과정에서는 이처럼 자연스럽게 자발성과 오너십이 고취된다.

반대로 분업 중심의 토론은 할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사람들 머릿속에는 누가 그 일을 해야 할지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다. 가능한 한 자신이 할 일이 적어지도록 발언에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들이 일을 많이 하도록 이런저런 의견을 내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일로 돌아올 듯한 발언을 하면 극구 반대한다. 모든 팀원들이 이런 생각과 자세로 의견과 아이디어를 도출하기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극히 제한된다. 또한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신경 쓰느라 좋은 아이디어라도 말하기를 망설이고 주저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행해봐야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기가 어렵지 않을까. 분업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신속히 협업의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협업은 사람마다 생각과 관점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다름을 통해 다양성으로 발전시키고, 다양성을 통해 창의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팀워크도 좋아지고 협업을 통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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