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향상 및 자기 이해를 위한
다빈치 초역 노트 챕터 1 '자신을 존중하는 힘'에 나온 내용이다. 다빈치는 타인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상을 일부러 비판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존중하는 힘을 키웠다고. 단 중상모략이 아닌 근거 있는 비판이었다.
"비판의 진짜 목적은 상대의 잘못을 바로잡는 게 아니라 비판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재인식하는 데 있다. 자신이 느끼는 위화감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 ......
상대에 대한 비판을 적어보면 이제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다. 비판은 진정한 자신을 아는 데 필요한 도구다."
- 초역 다빈치 노트 중
https://blog.naver.com/growth-kim/222196256724
비판의 목적이 타인을 헐뜯는 게 아닌, 자신을 위해서란 점에서 인상 깊다. 비판이 이렇게 유익하게 쓰이다니. 얼마 전에 다크호스에서 읽었던 비판 게임이 생각났다.
'다크호스식 비판 게임에 다빈치의 방법을 접목시키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다빈치식 비판 게임이다.
다빈치식 비판 게임은 기존 비판 게임과 달리, 비판할 대상을 의도적으로 선정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적극적으로 비판을 시도하는 것이다.
기존 비판 게임과 비교하여 다빈치식 비판 게임은 크게 2가지 장점을 가진다.
1. 비판 게임 과정이 보다 쉬워진다
2. 비판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
우선, 비판하는 순간을 알아차려야 하는 단계가 생략된다. 기존 비판 게임에선 매 순간 내가 비판하는 순간을 알아차려야 한다. 명상 숙달 자라 할지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다빈치식 비판 게임은 의도적으로 비판한다. 그렇기에 이미 자신의 비판 행위를 알아차리고 시작한다.
두 번째는 효과이다. 본래 비판 게임에서는 미시적 동기를 깨닫게 된다. 다빈치식 비판 게임의 효과는 무엇일까? 미시적 동기 깨닫기 뿐만 아니라, 자존감 향상까지 도모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우선 비판할 대상을 탐색하자. 자신과 같은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상이면 좋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한 비판을 적는다. 단 공개하지 않고 자신만 알도록 한다. 다빈치가 미켈란젤로의 비판을 공개하지 않았듯이 말이다.
이후는 다크호스의 비판 게임과 동일하다. 비판 행위와 당시 감정을 알아차리고 왜 그런 비판을 하는지 생각해 본다.
단계를 정리하면 이렇다
1. 비판할 대상 선정하기 (내게 부족한 자질을 가졌거나, 높은 평가를 받는 대상을 선택)
2. 의도적으로 근거 있는 비판하기
3. 비판할 때 나의 감정 알아차리기
4. 내가 왜 그 감정을 느꼈는지 면밀히 생각해 보기
예시를 들어보자.
내가 약한 부분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이다. 반면에 함께 일하는 동료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그에 대한 비판을 의도적으로 해본다면 이렇다.
그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만큼 상대의 사소한 말, 행동에 예민하다. 상대는 말투와 표정 행동 가지들을 주의 깊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오기 어렵다. 공감 능력이나 감정적 예민함도 과유불급이다. 그의 지나친 예민함에 주변 사람은 지칠 것이다. 원만한 관계 형성에 장애물이 된다.
또한 그는 에둘러 말하는 습관이 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맥락상 이해하겠지 하는 식이다. 언어는 의사 전달 도구이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왜곡된다. 그의 이런 습관은 관계 속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나는 그와의 관계에 있어 지친다거나,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왜 지친다거나 피곤하다는 감정을 느꼈을까? 나는 상대가 좀 더 단순하길 원한다. 내 사소한 행동들에 의미 부여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행동들은 대부분 단순하기 때문에 그렇다.
또한 에둘러 말하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내가 싫어하는 말들 몇 가지가 있다. '그냥, 글쎄, 잘 모르겠다. 그걸 꼭 말해야 알아?' 이런 말을 들을 때의 감정과 유사하다. 에둘러 말하기보단 직설적으로 말해주길 원한다. 그걸 파악하기가 내겐 어려우며, 파악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에 대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파악하려는 시도가 몇 차례 좌절되었기에 그렇다. 자동적 생각과 인지 오류에 빠져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만다. 이는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둘째, 파악하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피곤하다. 관계에 있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돌려서 얘기한다는 상대의 저의가 뭔가 의뭉스럽게 느껴진다. 그런 상대의 말을 일일이 파악하고 싶지도 않다. 그럴 에너지를 좀 더 기쁘고 즐거운 일에 쓰고 싶다. 혹은 생산적인 일에 쓰고 싶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런 감정을 느낀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빈치식 비판 게임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내가 평소에 높게 생각하던 사람을 비판했다. 그러한 자질을 가지지 않은 나도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자존감은 한차례 올라갔다.
두 번째로 나의 미시적 동기를 알 수 있다. '예민한 사람보단 무딘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원한다.', '에둘러 말하기보단 직설적인 화법을 원한다.', '관계에 있어 에너지를 소모하길 꺼려한다.'를 도출할 수 있다.
자존감 상승과 더불어 미시적 동기를 3가지나 알 수 있었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자존감은 높아진다. 자존감이 높아질수록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둘 사이의 시너지 효과로 기존 비판 게임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꽤나 유용한 도구이니 한 번 시험 삼아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