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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역량

AI 기술 초기 스타트업 일기

by 김도환

사업 초기, 당시에는 되게 큰 돈이었다. 내가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게 꿈만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일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돈보다 턱없이 저렴한 금액을 산정 했다는 것을 안다. 이제와서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과거 실패라면 실패라 할 수 있는 경험을 돌아보고, 배우고 위해서다. 아무튼 적절한 가격을 산정하지 못하여 과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금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유가 부족하면 조급하게 되고,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게 된다. 사업 초기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시기였다. 사람이 여유가 없으면 미래를 내다보고 선택하기 힘들다. 당장 배고픈 사람이 내일 모레 배고픈 걸 생각하고, 눈 앞에 놓인 빵을 먹지 않기를 선택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로는 경험이나 노하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견적을 산출한다는 것은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간을 산출하는 것과 같다. 이는 프로세스 전반을 매우 빠삭하게 경험하고 있어야지만 가능한 고난도의 일이다. 그때 당시의 나의 경험치로 판단하건대, 나름 적정한 금액이라고 생각하고 프로젝트를 받았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그 경험이 많이 부족하단 것을 알지만, 당시의 내겐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나의 게으름과 더불어 급한 성격 탓이다. 게으름은 육체적으로만 표현되는게 아니다. 생각에 있어서도 나타난다. 무언가를 더 신중히 고민하는 것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측건대 나는 더 깊게 생각하기 귀찮았을 것이다. 이러한 게으름과 더불어 급한 성격도 빠르게 결정하라고 나를 보채질한다. 당시의 내겐 고민할 시간에 일을 착수하는 게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빠르게 실행하는 데에는 급한 성격이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럴 때는 악재로 작용한다.


정리하면 나는 금전적 여유가 부족했고, 경험도 부족했으며, 게을렀고, 더불어 급한 성격을 지녔었고, 이러한 것이 모여 잘못된 결정을 이끌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금전적 여유에 있어서는 수익의 다각화가 필요한데, 이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경험의 경우, 진행한 프로젝트 수가 많아짐에 따라 어느정도 해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대게 직접경험을 보완하기 위해선 간접경험 혹은 직접 경험에 필적할 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시간을 가지면 된다.


이사님과 논의해본 결과, 중요한 방법이 떠올랐다. 반드시 사전 검토의 시간을 가질 것. 해당 과제를 진행하기 앞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는 시간을 최소 일주일은 갖는 것이다. AI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내게 사전 검토란, AI와 관련된 기술 검토가 될 것이다. 누군가에겐 기술이 아닌 다른 검토가 될 수도 있겠다. 이런 검토 과정을 일정 기간을 정해 확실하게 갖는다면? 강제적으로라도 신중하게, 조급하지 않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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