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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율 작가 Dec 26. 2018

[김이율] 인생은 낮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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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낮술이다


      

무참히 무너진 날이다. 

오래 준비한 일이었는데 무참히 떨어졌고, 

오래 품었던 맘이었는데 무참히 짓밟혔고, 

오래 키웠던 꿈이었는데 무참히 조각났고, 

오래 믿었던 너였는데 한순간에 가버렸다.     


떨어지고

짓밟히고 

조각나고 

떠나가고     


아프지만 꼼꼼히 생각해보자.

어쩌면 내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하나 둘 떠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이 나이 때의 익숙함인지도 모르겠다.     

가진 게 있는 듯하지만 손에 쥔 건 없고

잘 살아왔다 싶었지만 후회가 더 많고 

같다고 생각 했지만 어느새 각자 다른 길을 가는     

하루, 


어찌 맨정신으로, 제정신으로 

반나절이나 남은 오후를 버틸까.    

인정하자.

기꺼이 아파하자.

미치도록 그리워하자.    


인생은 낮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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