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율 작가 Dec 26. 2018

[김이율] 기억의 향기

포스트홀릭

기억의 향기  


 

참 해맑은 미소,

참 바른 말투, 

참 예쁜 손짓, 

참 고운 입술, 

참 눈부신 머릿결,

참 현명한 사고,

참 다정한 성격,

참 세련된 감각...    


보통이 아닌 특별함으로 보일 때가 있었다.

참이란 수식어로도 다 채울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세상 모든 것들 다 줘도 아깝지 않을 때가 있었다.

오직 그 사람만 보이고 세상의 시계는 멈춰있을 때가 있었다.

영원이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박혀있을 때가 있었다.

웃음의 끝에 다시 또 웃음이 이어지는 행복한 때가 있었다.

고양이가 다가오면 귀엽다고 느껴지고 

꽃이 피면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울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때.

그때.    


내가 그때를 아파하는 건 

이제 그대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그때의 그대가 그리워서다.

그때의 내가 그리워서다.    


왜 이리 어긋난 걸까.


한계절만 견뎌냈어도 어쩌면 아주 오래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부질없는 생각이 이 밤을 환하게 밝힌다.    

계절보다 빨리 찾아온 바람이 

내 시간의 옆구리를 시리게 한다.     


지금 나는 아무도 없는 한복판에 서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