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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colate Blossom Mar 10. 2016

알파고 vs 이세돌 9단

1. 구글국(國)의 시작? 2.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

1. 구글은 이미 구글 국(國)을 만들고 있었다.


  언젠가 어떤 교수님이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구글이 진짜 만들고 싶은 건 오로지 구글의 모든 역량이 집결되어 만들어진 나라(國)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어,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 모든 것이 구글로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분들도 잘 알겠지만 이미 구글은 여러 기능을 대중들에게 서비스해오고 있었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둔 것도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러한 기능을 적용해보고 확인하는 시뮬레이션 제1구간이 바로 게임과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이 요소는 재밌기에 빨리 시작하고 기하급수적으로 즐긴다. 그러나 이 시뮬레이션 제1구간 통과되는 순간 구글의 구글 국(國) 건설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닐까. 우리는 구글의 질주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하는 키(Key) 중 하나는 어제 낮에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상금 100만 불(한화 약 11억 원)이 걸린 바둑대결이었다. 그리고 구글은 제1구간의 1번째 체크포인트를 가볍게 클리어했다.


두려울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지르고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라는 게.


2. 원 펀치 쓰리 강냉이(?) 괜찮아요? 많이 아프죠?


  바둑을 하나도 모르지만 인공지능에 무시무시함에 직,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나처럼 생중계로 본 사람도, 뉴스로, 하이라이트, 댓글로 말이다. 한마디로 인간계 최강인 이세돌 9단은 감정 없는 컴퓨터 따위에게 제대로 한 대 얻어맞았다. 이세돌 9단 역시 어쩌면 가볍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 과거 체스게임도 지금의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대결을 했었는데 수많은 버그 때문에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바둑 전문가들은 '이 경기를 과연 교육적으로 연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고 한다. 오늘 그 결과로 반감은 완전히 해소되었으리라. 전문가들은 바쁘겠구먼.  

사진 - 바둑TV

  

  전 세계의 바둑인들, 하물며 알파고의 개발자인 구글도(겉으로나마)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응원하고 있었지만 알파고는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세돌 9단 머릿속에서 뛰놀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까? 1개의 뇌와 100개의 뇌가 대결한 싸움이었다. 이세돌 9단은 공식적으로 1만 경기를 한 게 다지만, 알파고는 무려 10만 게임을 했다. 더불어 컴퓨터의 특성상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인공지능 수준이 높아진다. 실제로 오늘 경기는 프로기사들 간의, 그것도 천상계 플레이어들이 진행한 대결이었다면 이세돌 9단은 진작에 항복을 선언했어야 할 정도로 뒤집기 힘든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의 버그가 혹시나 생길까 긴 싸움을 홀로 싸워나갔다. 하지만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생각마저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인공지능답지 않은 여유 있지만 강력했다. 하기사 이세돌 9단의 전매특허인 '판 흔들기'도 흔들리지 않는 컴퓨터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kbs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알파고가 엄청나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중계 내내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 - 구글 딥마인드 분석

 


3. 인정? 어, 인정!


   다시 생각해본다. 그래도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을까? 이미 알파고는 여러 프로바둑기사와 싸워 버그를 개선해왔다. 그리고 구글은 지금 이 순간도 많은 버그를 없애기 위한 제반을 갖추고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한낱 인간계 최강인 이세돌 9단의 눈썹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경쟁이고 대결이라는 것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그대도 그러한가? 그렇다면 경기도 오산이다.  


  오늘의 결과를 통해 나온 댓글들에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일까?'만큼 '인공지능이 무섭다'라는 이야기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하는 컴퓨터 기술일 뿐이다. 즉 우리는 컴퓨터를 만든 인간으로서 윤택한 삶의 요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대결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이세돌9단(사진 - 조선일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간계 바둑 최강이 인공지능 앞에 대대적으로 공개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뿌듯했고 결과를 인정했고 세상에 감사했다.  꿍해 있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나이 먹어서 지나가는 똥개한테 물렸다고 숨어있으면 그것도 큰 병이 된다. 어서 병원에 가서 광견병 주사도 맞고 소독도 해야 한다. 게다가 앞으로 똥개 그림자만 보며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즉 인공지능과 인간은 앞집 똥개와 같은 거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과 인간은 그냥 같이 가야 하는 친구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 견제해야 할 것은 물론 있지만 컴퓨터의 인공지능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낸 기술이 아닌가. 즉 인공지능은 결국 우리 삶을 위한 과학이자 기술이며 도구로서의 기능이다. 이세돌 9단이 5:0으로 지더라도 "인공지능의 수준이 가히 대단할 정도로 발전함"에 감격의 박수를 보내고 공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그리고 우리 중 누군가는 직접 또는 댓글로나마 이세돌 9단에게 져도 괜찮고 오늘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한  격려와 위로처럼 인간 본질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도록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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