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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colate Blossom May 29. 2016

걱정을 사고파는 마트, 걱정 마트.

문화기획안#1 : 엄선하여 고른 걱정을 싸게 팝니다.  

무한도전 '웨딩 싱어즈' 편이었나. 내가 사랑하는 뮤지션 중 하나인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라이브는 그야말로 '반칙성 감동'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는데 벌써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 방송을 본 사람은 눈이 많이 따가웠으리라. 그만큼 걱정도 많았으리라.

<사진제공=MBC>


실제로 세상엔 수많은 걱정들이 아주 즐비하다. 

 대목을 맞은 재래시장처럼 말이지. 


태어나면서는 어미 젖을 찾을 걱정

기어 다닐 때는 걸어 다니면서 넘어질 걱정

걸어 다닐 때쯤엔 뛰다가 무릎을 찧을 걱정

유치원에 다니다가 문득 초등학교에 갈 걱정

학창 시절을 보내며 어떤 대학, 어떤 과를 가야 할지 걱정

대학을 가지 않는 사람은 뭐 해 먹고살아야 할지 

젊은 내 친구들과 비교하며 걱정

남자는 군대 가서 걱정

여자는 군대를 안 가서 걱정

엄마는 군대 보낸 아들 걱정

아빠는 휴가 나올 아들 용돈 걱정.

니 걱정!

내 걱정!

우리 걱정!

임꺽정!(죄송합니다.)


도대체 걱정이라는 단어는 누가 만들어냈는지 궁금할 정도다. 이 뿐이 아니다.


솔로일 때는 솔로라서 걱정

연애할 때는 연애 때문에 걱정 

결혼할 때 즈음엔 또 결혼문제들이 걱정

취업을 못 한 녀석은 취업 걱정

취업 한 녀석은 돈을 잘 모을지 걱정

사업하는 사람은 내일 걱정

늙어 죽을 걱정

갑자기 암에 걸릴 것 같은 걱정

수도 없이 많은 걱정 속에 깔려 죽을 것처럼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

그래서 나는 기막힌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걱정 마트 : 엄선하여 고른 걱정을 팝니다. 걱정 사세요~!


걱정을 파는 곳 : 걱정 마트는 다음과 같이 운영해볼까 싶다. 

판매 시간 : 24시간 
판매 장소 : 웹(WEB)
판매 목록 :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걱정들.
가격 :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들(돈, 사람, 편지, 꽃, 위로, 쓰담쓰담, 데이트, 허그 등등).
판매 요령 : 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을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적고, 걱정을 팔아넘길 가격을 적는다.
(ex) 군인인데 여자에게 편지 한 번 받아본 적 없어서 너무 슬퍼요 / 판매가 : 손편지 2장)

※ 특이사항
- 판매자와 구매자가 공존하는 걱정 마트.
- 오프라인으로도 거래가 가능.
- 유형적인 걱정이 아닌 마음속의 답답한 무형적인 걱정들도 거래가 가능


사실 이러한 걱정 마트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배고플 땐 식당이, 생필품이 필요할 땐 마트가, 옷이 없을 땐 쇼핑몰이, 친구가 필요할 땐 랜덤채팅까지. 이미 사회는 당신들의 걱정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각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걱정을 하며 살 수밖에 없는 우리가 있는 거라면 좀 더 직접적인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획 스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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