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15
어제 24km가 무리였다. 그렇다고 덜 걸을 수도 없었다. 오늘은 모든 게 늦춰졌다. 기상 시간도 아침 식사도 출발 시각도.... 이곳 Calzadilla가 아니라면 7km를 더 걸어야 알베르게가 나온다. 오늘은 17km만 걷는 걸로~
걷는 동안 몸이 무거워 고생을 좀 했다. 역시 힘든 건 아이의 몽니다. 울기도 하고 주주물러앉기도 하고 가방을 맡기기도 한다. 성질 같으면....ㅎㅎ
아이 왈, 살면서 나처럼 만만한 사람은 어른 아이를 통틀어 없었단다. 그러니 안쓰러워서 협박으로 어르고 달랠 수 없었다. 그저 오냐오냐~ 망나니 도련님이 난장을 쳐도 다 받아주는 마당쇠 머슴이 된 기분이다. 뭐 그래도 아이가 성장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머슴이 되어주리~
산티아고 순례길은 다이어트에 최고 솔루션이다. 800km 완주하면 몸무게 반토막 될 것이다.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인데 남녀 공히 늘씬 날씬들이다. 천천히 걷는 것 같아도 보폭이 커서 앞으로 죽죽 나아간다.
한국인은 가끔 만나지만 다른 동양인은 거의 없다. 오늘 처음 일본 중년 여자를 만났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한국인이 열광하는 이유가 딱히 무엇인지 모르겠다.
힘든 만큼 맥주가 땡겨서 저녁으로 500캔 두 개 마셨다. 오늘 일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