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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달나무 Aug 01. 2017

방송 인터뷰

KBS <취재파일 K>

  KBS 기자와 촬영팀이 다녀갔습니다. 
  ADHD 확산에 대한 견해를 묻고 학교 스케치를 하겠다고 온 것입니다. 학교 스케치는 곤란하다고 이메일로 입장을 전했는데도 방송 그림이 없어 고민이라며 읍소를 합니다. 
  ADHD에 대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라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ADHD는 뇌병변의 일종으로 보는 의사의 시각입니다.
즉 증후군(syndrome)이 아니라 병(disorder)으로 정의 내린 것입니다.
미국은 9%, 프랑스는 0.5% 통계를 잡는데 한국은 12%로 봅니다.
어린이 청소년 100명 중 12명은 뇌에 이상이 생긴 환자라는 것입니다.
이 통계를 받아들인다면 매일 같이 뉴스 일면을 장식하고 당정청이 밤새워 회의하고 보건당국과 학교와 기업과 시민단체는 ADHD 해결을 위해 모든 일을 제치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결국 ADHD란 병은 정의부터 잘못된 말입니다.


-ADHD는 왜 생기는 건가요?


"어린이 청소년은 생각이 깊지 못하고 어떤 게 이익인지 판단할 때 매우 단순하게 판단합니다. 어떤 아이가 미술시간 결과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예를 들겠습니다. 이 아이가 집에서 그리거나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고 기술을 연마하고 아이디어를 짜내서 시간 안에 더 증진된 결과를 내놓으려 할까요. 그런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부정적인 평가가 쌓이면 아이는 미술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는 방법을 택합니다. 미술 준비물을 매번 빼먹으면 선생님께 지적을 당하고 적절한 페널티를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작품 결과물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것인가,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아서 페널티를 감당할 것인가 견주어서 무엇을 선택할까요. 열에 아홉은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평가 시스템에서 부정적 결과는 도약을 위한 동기유발이 될 수 없습니다.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자신감을 잃은 아이는 결과 자체를 내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이거 조금 저거 조금 건드리다가 어느 하나 지속하지 못하는 주의력 부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뇌에 생긴 병변으로 보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공교육에서 ADHD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위에서 예로 든 미술시간을 다시 생각합니다. 여기서 원인은 동시에 해결책입니다. 미술수업은 각자 또는 공동의 작업이지 서열 평가를 할 수 있는 교육활동이 아닙니다. 누가 누구보다 잘 했다는 평가는 미술작품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러한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받아들이면 공교육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ADHD 확산을 막고 일부 아이들의 ADHD 성향을 개선하려 한다면 평가를 배제한 새로운 교육과정의 재개념화가 필수입니다. 적어도 초등학교에서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ADHD 성향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시나요?


"수업 진행하는 교실에서 소리 지르거나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빈 교실에 있게 하면 절대로 소리 지르지도 돌아다니지도 않습니다. ADHD 성향을 보이는 것은 타인에게 자기 목소리(의지)를 전달하려는 태도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타인과 관계 맺기가 거부당하면 소통을 위한 왜곡된 형태의 몸부림을 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ADHD 성향의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귀 기울이기입니다. 먼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아이들도 상대방(어른)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들어주는 사람이 복수의 화자(話者)의 말을 들을 수 없습니다. 듣는 이는 오로지 한 사람의 말하는 이를 향해 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화자는 비로소 말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교실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구조입니다. 교사가 아이들의 말을 듣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화는 반드시 일대일 구조여만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아이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일대일이지 않지만 제한된 시간에 한 아이의 이야기에 한 선생님이 귀 기울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억지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겁니다."

  말을 한 것을 사후에 글로 복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강 이런 얘기가 인터뷰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정작 방송에서는 10초 분량의 화면이 나올 것입니다. 짧은 건 상관없으나 왜곡된 편집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20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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