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다리만으로 닭볶음탕 만들기(2019.5.12)
지난 3주 연속 목요일에 비가 오는 바람에 이갈라(동물 말과 함께 하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펑크났다. 목요일 뿐만 아니라 비 오는 날이 오지 않는 날보다 많다. 겨울철 우기를 실감하는 날씨다. 자연현상의 모든 게 이곳은 반대다. 반달의 모양도 반대, 집도 북향집, 세면대 물빠짐도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그래서 초여름 장마가 초겨울 장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그건 아닐 것 같은데 더 상세한 과학지식이 부족) 그래도 잠시 샤이니 날씨가 있는데, 일요일이 그렇다. 매주 일요일은 맑은 날이 반복돼서 도노반파크 농장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집에서 도노반파크까지 78km, 승용차로 1시간 10분이 걸린다. 길이 워낙 구불구불해서 속도를 낼 수 없다. 그래도 신호에 걸리거나 차량이 많아서 서행하는 일은 없다. 8시50분에는 출발해야 도노반파크에 10시에 들어갈 수 있다. 나는 눈이 즐거운 드라이브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에 긴 이동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래도 투덜거림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 변화가 체념의 표현인지 나름 기대의 증가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아침에 라면을 먹은 건 딱 한 번 있었다. 식재료가 떨어져 라면 밖에 없었기 때문. 하지만 라면은 한 그릇 다 먹더라. 평소에 아침을 잘 먹지 않는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침을 거르거나 모닝커피로 때우거나 과일 한 두 조각으로 해결한다는데, 나도 우리 가족도 그리 살아보지 않아서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불안하다. 일일 일식 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 두 끼만 먹어도 아무 문제 없겠지만, 몸을 쓰는 활동을 할 경우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의욕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요즘 아이들이 원하는 건 누텔라 듬뿍 바른 사각 식빵 한 조각이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 언제나 달걀후라이를 한 개씩 접시에 담는데, 시하는 계란도 안 먹고 식빵도 테두리만 먹고 가운데 대부분은 남겼다.
딱 시간에 맞게 10시에 도착한 도노반파크에서 Jo 선생님이 만들기 준비물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바로 연 만들기를 재료다. 뒤뜰에 자라는 대나무를 한 개 자르고 천막용 비닐과 노끈, 검정테이프를 가지고 상당히 커다란 가오리 연을 만든다. Jo 선생님은 뭔가 작업을 할 때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지운다. 오늘은 대범한 아저씨 스타일이다. 빠르게 척척 연을 만드는데, 문제는 너무 대범하다는 것. 연의 형태는 갖추었지만 이미 도저히 날 수 없는 연이다. 좌우 대칭이 맞지 않고 연살도 대나무를 그냥 써서 무게도 상당했다. 연 꼬리는 허리띠에 가까운 작업용 바인딩 로프를 사용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Jo 선생님 말씀이 연을 만드는 작업을 아이들이 직접 해보는 것과 연을 들고 뛰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 했다. 태호는 연줄이 감긴 얼래를 앞에서 들고, 시하는 연을 손으로 떠받치고 동시에 달린다. 아이들이 연을 하늘에 올리는 성공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아이들이 몸을 쓰도록 한 의도는 성공이다. 오늘따라 바람 한 점 없다. 더구나 좌우대칭이 맞지 않아 연은 회전하면서 바로 땅으로 곤두박질 친다. 그래도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 했다. Jo 선생님은 긴 대나무 막대와 각종 재료를 챙겨주면서 집에서 아이들이 만들어 보도록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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