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돌산 5

기록을 위해 오늘도 분투

by 박달나무

4월 20일은 벌써 지난 수요일이다.

일지를 빠지지 않고 쓰려고 하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다. 참~ 나로선 당황스러운 경험이다.

재작년 25일간 제주도 캠프 때 거의 날마다 올린 일지는 <제주도 캠프> 매거진에 담겨 있다. 대부분 0시~새벽 3시 사이에 써 올린 것이다. 그게 가능한 것은 제주도에서 내가 부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세 끼 해 먹고 산책, 운동, 학습 모두 관리하려고 하니 12시를 넘기면 쓰러지겠다 싶어 일지 쓰는 것을 미루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지는 나 자신에게도 좋은 자료이면서 대안교육을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자료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성의를 다 하려고 한다. <여수돌산일기> 메뉴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성격으로 오픈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수위다. 어느 정도 수위까지 쓸 수 있을까. 아이들의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부모님까지 포함하여) 문제는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토린 M. 핀서의 <8년간의 교실 여행>란 책이 있다. 미국 발도르프 학교 교사인 핀서의 저서를 과천자유학교(지금은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학부모번역팀이 번역하여 자체 출판사를 통해 출간한 책이다. 제목에서처럼 8년 동안 아이들을 만난 기록이다. 발도르프학교는 1학년~8학년까지 한 선생님이 계속 담임을 맡는다. <8년간의 교실 여행>은 출판 전에 과천자유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번역 초고 복사본을 돌려 읽으며 공부했던 자료이다. 출판돼서는 전국 대안학교 교사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예가 그대로 한국 학교와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에게도 참고할만한 내용이 정리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여수에 내려온 6명의 학생들은 6가지 개성을 가지고 있다. 워낙 배경과 현재 상황이 다 다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지만, 반대로 좋은 경험이 된다.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사 경험이 없다면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다. 실명을 사용하고 아이들의 핸디캡이 드러나는 내용을 쓰는 것은 캠프가 끝날 때, 또는 적어도 올 연말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충분히 기대한다. 그 점 학부모님들도 양해하시길 바란다. 이미 영익이와 대환이가 본보기이다. 다만 모두에게 공개할 수 없는 내용도 있다. 그건 내 가슴속에만 담아둔다. 어쩔 수 없다. 시간이 많이 흘러 강의할 기회가 있다면 풀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아참, 학부모들이 3개월 중 한 번은 방문했으면 좋겠다. 마치 군대 면회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와서 뭐하냐고? 근호가 맨날 타령하는 '전라도 한정식' 사주고 가시라.^^ 아이들 사주라고 돈만 보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얼굴 보고, 전화가 아닌 실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그것이 왜 중요한지 어른, 아이 모두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니 한정식 안 사줘도 하룻밤 묶고 가시라 부탁드린다. 여기서 잘 먹고 지냅니다^^ 아빠가 아들과 함께 족구, 티볼, 테니스도 해본다면, 유명한 돌산 향일암을 같이 오른다면-이미 해본 경험일지라도, 그것이 단 한 번이라도, 강한 임팩트로 남을 것이다)

오늘은 현승이 생일이다. 현승 엄마가 원격조치를 해서 멋진-상다리 부러지는-생일상이 차려지기로 했다. 일정상 영익이가 돌아오는 저녁때 차리기로 했다.

여수에 나가서, 구입한 6 van 승합차를 인수하고 영익이를(영익이는 매주 화요일 밤에 집에 올라가서 수요일 성공회대 강의를 듣고 비행기로 내려온다. 영익이는 작년 2학기에 서강대 3학점, 올 1학기에 성공회대 3학점을 청강생으로 이수하고 있다) 픽업해서 이마트를 들러 '왕창' 쇼핑하고 돌아왔다. 7시 반에 도착.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언제 오냐고 연방 전화질이다. 생일상은 이미 거창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과 동시에 파티 시작. 케이크에 불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 부르고, 입김으로 불 끄고, 환호 지르고, 영익이가 공항 쇼핑몰에서 사 온 선물 전달하고, 그리고 모두들 과식했다. 내가 행복한 것은 저녁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승이의 반응도 행복한 것이었다. 먹을 것 다 먹고 일어나면서 "난 치즈케이크는 별로야. 초콜릿 케이크 사 오지"하며 올라간다. 이 녀석은 탄수화물(당질) 중독증상이 조금 보인다. 치즈케이크는 달지 않기 때문에 불만스럽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엄청난 설거지 양이다. 원감 사모님이 여러 가지 조리를 하느라 대형 솥과 양푼, 접시들이 평소의 3배는 쌓였다. 2시간이 걸려 완벽하게 정리! 그리고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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