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학 수업의 출발

수학은 문장 독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도구

by 박달나무

"왜 그럴까"

오직 하나, "왜 그럴까"를 묻는 것만이 공부입니다.

답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묻는 자는 공부하는 자요, 공부하지 않는 자는 묻지 않는 자입니다.

자세히 보면 우리 아이들은 거의 묻지 않습니다.

수학 수업을 기획한 것은 묻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한 친구가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내가 수학 때문에 제도 학교를 떠났는데 여기 와서도 수학을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고 해서 조금(아주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수학 공부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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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클리트 기하학에서 5가지 공준과 공리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 여기에 참고로 내용을 옮깁니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번만 읽어보고 이해되지 않아도 넘어가도록 합니다.


5가지 공준(Postulate)

1. 임의의 점에서 임의의 점 사이로 직선을 그을 수 있다.
2. 임의의 선분을 연장해서 그을 수 있다.
3. 임의의 점을 중심으로 특정한 반지름을 갖는 원을 그릴 수 있다.
4.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5. 1개의 직선과 2개의 직선이 만날 때 서로 마주 보는 각(이것을 동측 내각이라고 합니다)의 합이 2 직각보다 작은 쪽에서 두 직선이 만난다.
(이 다섯 번째 공준을 인정하지 않은 기하학을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합니다. 즉 평면이 아닌 구부러진 공간에서 구현되는 기하학을 말합니다.)

5가지 공리(Common Notion)

1. 같은 것끼리는 서로 같다. 즉, A=B, B=C이면 A=C.
2. 같은 것을 더해서 같은 것은 서로 같다. 즉, A+C=B+C이면 A=B.
3. 같은 것을 빼서 같은 것은 서로 같다. 즉, A-C=B-C이면 A=B.
4. 서로 일치하는 것은 서로 같다.
5.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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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다뤘던 내용을 확인하고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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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삼각형 세 변에 각각 수직 이등분선을 작도하면 한 점에서 만나고, 그 점은 각 꼭짓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가?

(학생들은 위 문장을 읽어서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대부분 핸디캡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문장은 삼각형 세 변/수직/이등분선/한 점에서 만나기/각 꼭짓점에서 같은 거리-이렇게 5가지 요소로 분해될 수 있는데, 일단 분해된 5가지 요소는 통합돼서 하나의 개념으로 머릿속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이게 어려워요. 우리 학생들에게는. 왜냐하면 일상에서 구사하는 문장은 요소를 분해해서 다시 통합하는 일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아동 및 청소년 시기의 수학은 문장 독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도구입니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수학 수업을 진행합니다)

위 그림에서 빨간색 선분은 이등변 삼각형의 같은 길이 두 변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규가 명확하게 설명하더군요.

세 이등변 삼각형 모양과 크기는 달라도 빨간색 세 선분의 길이는 같다는 것을 논리적으로도 말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때론 직관적 관찰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워밍업 문제로 들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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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맞꼭지각은 왜 같을까?

역시 문규가 화이트보드 앞에서 마카펜을 들고 증명했습니다. 마무리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교사로서 걱정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 친구가 두드러지게 돋보이는 경우 나머지 친구들이 좌절감을 느끼거나 의욕이 꺾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간단한 내용도 문규에게는 꼭 필요한 수업입니다. 문규의 경우 알고 있지만 말이나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다연령 학생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무학년제의 장점입니다.)

위 문제를 식으로 증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C=180

∠B+∠C=180

∴∠A+∠B

결국 맞꼭지각은 같다.


보통의 경우 위 증명의 흐름을 이해하지만(워낙 쉬우니까 암기 형태로 받아들인다) 자기 것으로 기억했다가 응용하지 못합니다.

수식은 텍스트보다 고도의 상징 기호라서 반드시 이미지로 떠올리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기서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구분됩니다.

∠A+∠C=∠B+∠C에서 다음의 그림이 머릿속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일종의 사고 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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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칭 양쪽에서 ∠C를 빼면 아래와 같이 될 것이고, 여전히 양팔은 균형을 이룰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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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가 성립된다. 그러므로 맞꼭지각은 언제나 같다는 명제는 참(T)이다.

이러한 생각의 흐름이 이미지 형태로 잡혀야 합니다. 이 예는 매우 단순한 것입니다. 낮은 수준의 문제이겠지요. 그래서 학생(주로 초등생, 중학생도 마찬가지)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면 교사(부모님) 입장에서 잘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학생이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위와 같은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응용력이 거의 생기지 못합니다.


이등변 삼각형과 양팔저울을 얘기하면서 대칭에 대해 참고 사항을 언급했습니다.

대칭은 우주의 원리라고 하면서 쌍둥이 우주론을 말했습니다.

"어딘가에 너랑 똑같은 사람이 너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살고 있어"

역시 흥미를 보입니다.

광자를 둘로 나누면 한쪽 광자의 움직임이 다른 쪽 광자의 움직임을 지배한다는 최근 물리실험 얘기도 했습니다.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쪽도 똑같이 움직이게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주는 쌍으로 이루어졌다는 얘기 끝에 원자가 핵과 전자로 이루어졌다는 100년 전 러더퍼드의 발견과, 80년 전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졌다는 발견, 다시 50년 전 양성자 안에 쿼크 입자가 돌아다닌다는 발견, 최근에 쿼크 입자 6개와 립톤 입자 6개가 쌍을 이뤄 우주 물질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물리학계의 주장을 대략 설명하고 넘어갔지요. 이런 얘기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누구인지 재빠르게 스캔하면서. 예상대로 무엇이든 관심을 기울이는 근호가 가장 세게 반응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도 자기 짝을 찾으려고 애쓰는 거야. 친구이든 부부이든 자기 삶에 함께 할 짝이 꼭 필요한 거지. 그런데 너희는 그 짝이 엄마라고 착각하고 있어. 그런 사람을 어린이라고 부르는 거란다. 내가 어린이인지 아닌지는 내가 얼마나 엄마에게 의지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알 수 있어. 엄마가 아닌 다른 상대를 짝으로 찾아야 한단다. 그 짝이 때론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어. 예를 들면 책이나 영화를 짝으로 삼을 수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오늘 수업의 마지막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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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사변형 ABCD의 한 대각선은 언제나 다른 대각선의 중점을 지난다 ; 이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세요.

말을 일부러 꼰 점이 있습니다. 평행사변형의 두 대각선은 중점에서 교차한다/ 평행사변형 두 대각선의 교점은 각각 대각선의 중점이다. 모두 같은 얘기입니다.

위 그림에서 베이지 삼각형이 합동이라는 것을 증명하면 됩니다. 평행사변형이니까 마주 보는 두 변의 길이가 같을 것이고, 맞꼭지각이 같은 것은 앞에서 증명했고, 엇각이 같은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베이지 색 삼각형 두 개는 한 변의 길이와 세 각이 같기 때문에 합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음의 명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선분 위에 있는 한 점으로 둘로 나뉜 선분의 길이가 같다면 그 점은 원래 선분의 중점이다.'

과연 아이들은 위 문장을 분해했다가 다시 결합해서 하나의 개념으로(중점에 대한 정의)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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