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하루라도 더 버티는 싱싱한 것들을 찾는 장보기
냉장고 한 켠에 쌓이는 소스들 정리하기
이 모두는 내게는
최소
살아있다는 신호가 유효한가를 저울질하는 행위다
유효기간이 있다면 어찌보면 이들의 운명은
한결 수월해진다
나에게서 떠나지 못한 것들이
정해진 기간이 있었다면 달력과 함께 휙-
넘겨버릴 수 있다
허나 지우지 못한 지난 사랑의 흔적과 기억들처럼
유통기한이 없는 물건들은 애매하다
버리지 못해 쌓여가는 화장대 위에서
정작 필요한 것을 찾느라 방황하는 동공을 보노라면
케케묵은 추억도 감정도
가끔은 유통기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