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금요광장] 칼럼
큰길 공터에 무슨 공사가 한창이더니 신축 아파트 견본주택 여러 채가 들어섰다. 갓길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주변 공터마다 주차된 차들로 가득한 것으로 보아 견본주택 관람도 시작된 모양이다.
사실 견본주택 구경은 집 구하는 방법 중 제일 편리한 방법이다. 대개는 부동산 중개인을 대동하고 남의 집 살림살이가 그대로 어질러져 있는 집을, 미안해하며 둘러봐야 한다. 그러니 이사 날 전까지는 가구나 전자제품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제대로 살펴보기도 힘들고, 처음 집 보러 갔을 때 놓친 불만스러운 부분을 뒤늦게 발견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사실 서로 바쁘다 보면 집 보여주는 일정을 조율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사 갈 집이 오래되어 실내를 개축해야 한다면 불편과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
예외 없이 작동하는 세상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고려할 때, 미래에는 집을 사고파는 방식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미래 특파원 김미래 기자로부터 미래의 주거 공간과 부동산 거래 방식의 변화에 대해 한번 들어보자.
“제가 오늘 소개드릴 내용은 메타버스 기반의 부동산 중개가 이루어지고 있는 프롭테크(Prop-Tech)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원하는 조건을 지정해 검색하면, 중개인 아바타의 안내에 따라 집의 3D 모델, 동영상, 가상현실, 실시간 360도 비디오 등을 이용하여 실제 방문한 것처럼 현장감 있는 가상 체험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마치 전자제품을 구매하듯이 여러 매물의 Spec. 비교가 가능하고, 주변 환경, 이웃, 가까운 학교나 식당, 범죄율 등에 관한 각종 데이터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제공되어 구매자가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게 돕습니다. 관심 매물이나 조건을 등록해 두면 새로운 매물이 나올 때 알림을 주고, 시간 흐름에 따른 가격 변동과 향후의 시세 예측치도 확인가능합니다. 계약은 물론, 인증, 가치 평가, 거래 기록 등이 모두 안전한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서 이루어져 해킹이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므로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가상 매물 체험은 VR헤드셋은 물론, 스마트폰, PC 등에서도 간편하게 접속이 가능하지만, 이곳 메타버스 프롭테크 센터를 직접 방문하실 경우, 1층에 마련된 VR Cave 시설을 이용하여 가족과 함께 의논하며 미리 등록해 둔 관심 매물을 둘러보실 수도 있습니다. 실내 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 디자이너 아바타의 가이드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 자재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실시간 360 카메라를 통해 그 과정이 집주인에게 공유되므로, 갈등이나 분쟁의 우려가 적다는 점에서 특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사 예약, 가구 구매,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신청 등도 계약한 입주 일정과 예산에 맞춘 지능형 추천 시스템의 도움으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메타버스 프롭테크 센터에서 김미래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