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업X기업 혹은 브랜드X브랜드의 콜라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샤와 팔도가 콜라보해 팔도BB면을 만들어냈고, 슈피겐과 오뚜기가 콜라보한 갤럭시S20 굿즈도 출시돼서 화제를 모았다.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가치를 선사한다.
2. 하지만 다른 형태의 콜라보도 있다. 예를 들면 [T맵]과 보험회사의 콜라보다. [T맵]은 이용자들의 운전기록(급발진, 급정거 여부, 과속 여부)을 모아 운전 점수를 제공하는데, 60점~70점 이상일 경우 자동차보험가입 시 보험료를 5~11% 할인받을 수 있다. [T맵]의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사용률을 늘릴 수 있고, 보험사에서는 평상시 운전습관을 기반으로 (사고를 덜 내는)우수 고객(?)을 모집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다. 근데 가장 큰 이득은? 바로 운전자다. 둘의 콜라보 덕분에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스타벅스는 얼마 전 모바일앱에서 기프티콘 사용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커피만큼 기프티콘으로 많이 주고받는 아이템도 흔치 않을 거다. 사이렌 오더를 적극 활용하는 20대에게 있어 기프티콘은 직접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에, 이 업데이트는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애플리케이션 사용률을 늘릴 수 있는 동시에 인력 투여를 줄일 수 있고, 카카오는 기프티콘 사용의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물론 둘의 콜라보를 가장 반기는 건 주문이 간편해진 소비자다.
4. [죠스떡볶이]에는 김밥 메뉴가 없다. 반대로 [바르다김선생]에는 떡볶이 메뉴가 없다. 김밥과 떡볶이를 같이 즐기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늘 1%가 아쉬웠다. 그런 페인포인트(pain point) 덕분인지,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은 결합하여 듀얼매장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한 개의 매장에서 두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다. 두 브랜드는 서로 신메뉴를 개발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키오스크나, 포장재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소비자야 뭐 떡볶이&김밥이라는 진리를 얻을 수 있으니 만족이다.
이처럼 서비스를 공유하거나,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의 콜라보는 늘어날 것이다. 브랜드X브랜드 콜라보도 좋지만, 서비스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콜라보가 환영받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확실한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이득이 확실하다면 홍보비용을 덜 쓸 수도 있다. 알아서 소비자가 소문을 내줄 테니 말이다.
콜라보(collaboration)는 번역하면 공동 제작도 되지만, 협업이 되기도 한다. 즉, 브랜드와 브랜드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직무끼리도 콜라보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직무끼리도 서로의 역량을 공유할 수 있고, 다른 직무끼리도 데이터를 공유하며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생산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의 열쇠 중 하나가 바로 콜라보다. 내 업무 역량만큼 '누구와 어떻게 일할 수 있느냐'도 중요해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