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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계적 글쓰기 Mar 17. 2020

소비자도 압니다

당신의 비즈니스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1.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VIVE'가 파격 선언을 했다. 음원 이용료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가야지!'라는 콘셉트로, 실제 스트리밍 횟수에 반비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나누겠다는 내용이다. 즉, 무한반복으로 재생된 음원의 가치와 몇 곡만 골라들은 음원의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겠다는 거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런 정산 방식을 적용하지 않고 있어서 음원 사재기나 차트 조작의 동기를 제공했다고 설명하기까지 했다. 


2. 네이버나 다음 웹툰에는 종종  "분량이 이게 뭐냐"는 항의성 댓글이 달린다. "공짜로 보면서 무슨 말이 많냐"는 지적이 이어져도, "뭐가 공짜냐, 포털은 우리 덕분에 광고수익을 벌고 있지 않냐. 이 정도는 독자의 권리다"라고 응수한다. 이런 장면은 주 이용 독자층인 10대나 20대들도 웹툰 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버렸다는 걸 의미한다. 즉, 정보의 양이 많아짐에 따라 비즈니스가 투명해지고 있다는 거다. 


3. 미디어 업계에서 종사하다 보니, 지난 10년간 광고 비즈니스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과거 몇 개의 방송, 몇 개의 신문이 광고 수익을 독점적으로 거둘 수 있었다면, SNS의 성장 이후로 광고 매출은 디지털 미디어로 상당 부분 옮겨졌다. 물론 레거시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바뀐 건 투명성이다. 디지털 광고는 광고 효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효율이 좋은 채널로 옮기게 되었다는 뜻이다. 페이스북 파워페이지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었던 콘텐츠가 좋기도 했지만, 광고 효율이 뛰어나서다. (요즘은 어떨까? 파워페이지도 비싸다.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 혹은 크리에이터 홍보가 늘어나는 추세다. 광고 효율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4. 광고만 이럴까? 다른 비즈니스도 비슷한 흐름이다. 대기업이 몇 개가 주력이던 커머스도 잘게 쪼개지고 있고, 심지어 영향력 있는 개인들이 판매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중심의 조리, 냉동식품은 중견기업들의 아이디어 제품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요즘은 아예 개인 식당 제품이 HMR(밀키트 등) 판매로 빠른 성장을 하는 상황이다. 일련의 상황들은 디지털로 인해 비즈니스 구조가 알려졌기 때문이고, 그래서 더 효율적인 방식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집에서 손쉽게 주문해먹을 수 있는 냉면 맛집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을 참가 여부를 당원 투표로 결정지었다. 일각에서는 당원이라는 방패 뒤에 숨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 지도부보다 당원의 목소리가 당의 결정을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몇몇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문제를 일으킨 멤버의 탈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소속사가 팬덤의 목소리를 가볍게 들을 수 없는 이유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비즈니스 구조를 팬덤도 알기 때문에 조심하는 측면도 보인다. ('팬이 없으면 스타도 없다'는 기본 원칙이 이제야 자리 잡는 느낌)  


많은 미디어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공정성이라고 분석하는데, 그럼 다른 세대는 불공정 혹은, 비윤리적인 세대라는 걸까? 공정하다는 건 특징이 아니라 가치다. 갑자기 특정 세대만 공정해진 게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있어 '공정하다'는 건 좋은 가치에 해당된다. 다만,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과거의 불공정함이나, 비효율적인 행태가 드러나버린 거고, 정보 획득이 빠른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많이 발견된 거다. 그러니 젊은 세대가 꼰대 문화에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불공정, 비효율이 드러나버렸음에도 좀처럼 변하질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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