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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14. 2020

빨간의자 '이별 후유증을 달래줄 노래'

인디 뮤직 트렌드


수경 : "누구나 겪는 이별 앞에서 나는 똑같은 이별 전개를 겪고 싶지 않은 마음의 자존심이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결국 괜찮은 이별은 없듯이 나도 똑같은 후유증을 겪기에 슬픔을 있는 그대로 맞이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주은 : "2019년에 발매한 신곡 '불면증', '몇 발자국의 보폭이어야 너를 다시 만날 수가 있는 걸까' 그리고 2020년엔 '한강 둔치' 이 세곡들이 아련한 사랑에 관한 노래예요. 사랑 그 끝엔 이별이 있기에 이별에 관한 노래를 쓰다가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어요."



▶ PLAYLIST


'난 좀 다를 줄 알았던 이별 후유증을 달래줄 노래' 듣기 >


글 | 피쉬슈즈


Q) 플레이리스트 선정 곡 중 선곡 이유를 알려주세요.


바라봐줘요 / 죠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이에요. 지난 사랑을 떠올리는 가사와 따뜻한 멜로디 전개가 아픈 이별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는 듯한 곡입니다.


전화를 할까봐 / 오반

네 생각이 나서 전화하고 싶어도 다음날 이불킥(?)이 되지 않게 저를 잡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너에게 전화를 할까 봐 가사를 쓰는 대신 다른 무언가로 그 사람을 추억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워커홀릭 / 하동균, 윤종신

생각하는 이별의 극복 방법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곡이에요. "너를 잃은 대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고 네 생각할 시간이 없어 그 시간에 일을 해야 해"라는 가사가 누구에게나 공감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이별 후 멘탈 잡기 좋은 곡일 것 같고요.


사랑한 만큼 / 팀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억지스러운 마음보단 사랑한 만큼 아파하겠다는 어른스러운 가사가 감명 깊던 노래예요 절절한 멜로디와 미련 가득한 가사 때문에 더 슬퍼지는 곡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도 좋은 과정인 것 같아요.


물망초 / 박새별

한 송이의 꽃이 되어 그대를 사랑했다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슬퍼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박새별 님의 "샤"한 목소리가 마음을 한번 쓸어주는 기분이 들어 맘껏 그리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별 후유증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특별한 극복 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수경) 혼자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온몸을 다 써가면서 춤추는 거예요. 뭔가 감정 표현을 온몸으로 한다고 할까요? 정말 미친척해도 좋고, 그렇게 막 흔들고 나면 슬픔이 조금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한 번쯤은 추천해요!

주은)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나마 괜찮은 것 같아요. 이별은 나 혼자 생각하고 상대와 소통을 할 수가 없으니 아예 생각 자체를 안 하기 위해선 할 일을 바쁘게 하는 게 좋은 극복 방법인 것 같아요.



Q) 두 분의 첫사랑은 언제였고, 그때 많이 들었던 노래도 알려주세요.


주은) 마지막 사랑이 첫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해 본 사랑은 16살 때였어요. 그때의 사랑이 제일 순수했고 "나"다웠던 것 같아요. 허니 패밀리의 사진이라는 노래와 피플크루의 너에게 글 제일 많이 들었어요.

수경) 첫사랑은 아직도 정의하기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마지막 연애에서 헤어진 그 친구가 첫사랑인 것 같은데, 처음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하면 중학교 3학년 때요. 사실 내가 이 친구를 많이 좋아했다는 건 헤어지고 알았어요. 너무 친구였기 때문에 그런 자연스러움과 친근함이 나의 마음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들어왔더라고요. 아직도 기억하면 "그땐 참 순수하고 좋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연애였어요.



Q) 이별을 겪고 있는 분들이 들으면 좋을 '빨간의자'의 가사도 소개해주세요.


주은) "어깨를 토닥토닥 별일 아닌 듯 돌아서면서 울먹이던 그때"라는 빨 간의 자의 '한강 둔치'라는 곡 가사예요. 한 번쯤 이별을 겪고 나면 시간이 약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어요. 그러니 별일 아니라고 머리론 이해하지만 울먹이는 행동도 당연한 거예요. 모순적인 표현 같지만 사랑하는데 이별하는 것 또한 모순인 거 같아요.

수경) 너무 슬픈 이별이지만 그래도 좋았던 기억들로 그 사람을 추억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썼던 곡이 있어요. 빨간의자 노래 중 '우리 행복했던 시간'이라는 곡의 두 구절을 소개하고 싶어요.
"한 손으로 머릴 감싸주며 지긋이 눈을 맞춰주던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숨이라도 참아야 했어", "사랑했던 시간들 안녕, 다시는 볼 수 없대도 언제든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거야 잘 지내 안녕"



Q) 두 분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주은) 사랑의 의미는 너무나도 다양하지만 저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이 자식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 바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요.

수경) 요즘 드는 생각은 제 하루의 안녕을 궁금해하고, 상대방의 하루의 상당 부분이 되고 싶은 거 아닐까 생각해요.



Q) 최근 관심사도 궁금합니다.


주은) 저는 저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제가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가는 게 흥미로웠는데 요새는 자꾸 지치고 예전보다 둔해진 원인을 찾고 분석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티스트가 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수경) "액세서리"요! 갖고 싶은 반지 목걸이 귀걸이가 요즘 참 많아요. 저도 여자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요즘 은공예도 시작했어요. 저만의 액세서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서요 :)



Q) 학창 시절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


수경) 유치원 선생님이요.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 정도는 이루지 않았나 생각해요.

주은)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어서 줄리아드 음대생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음악은 하고 있다는 게 제 스스로 대견하고 계속 발전해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보컬이라던가요?



Q) 새로운 싱글 '한강 둔치'는 어떤 점을 특히 주의 깊게 들으면 좋을까요?


수경) 마치 지금 그곳에 있는 것처럼 노래의 화자 감정을 느끼면서, 머릿속에 가사의 상황들을 상상해가며 이입해서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은) 한강을 가보지 않은 분들은 드물 거예요. 4계절 어느 때에 가도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한강! 그 큰 강물을 따라 걸을 때 마음에 잔잔히 느껴지던 물소리와 바람을 상상하며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한강 둔치' 작업 시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주은) 마지막 소절 "보고 싶어요 그냥 보고 싶어요"를 녹음하는 구간이었는데, 수경 언니가 저에게 물었어요. "주은아 여기 진짜 보고 싶게 들려?"하고, 그래서 제가 "네 저도 누군가가 보고 싶은 감정이에요."라고 대답했어요. 이 장면이 아직도 뚜렷하게 느껴져요. 정말 음악은 만국의 공통 언어인 거 같아요.

수경) 노래 녹음하는 얼마 전에 이별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감정이입이 쉬웠고 노래 녹음도 금방 끝났어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이상하게 웃음이 나네요, 지금도.



Q) 10년 뒤 본인이 바라는 모습이 궁금합니다.


수경) 아티스트 수경으로도 또 작사 작곡가로서도 자리를 잘 잡아서 안정적이고 행복한 음악을 하고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주은) 제 맘속에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현재를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것이든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새로운 시작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되어있으면 좋겠고요.



Q)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빨간의자"를 기억해주면 좋을까요?


수경) 항상 꾸준히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이요. 주은이랑도 얘기한 적 있는데 늙어서도 공연을 하자고 했어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음악을 놓지 않고 행복해하는 뮤지션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조금 더 유명해지면 더 좋을 것 같고요. 하하.

주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듀오가 되어있었으면 좋겠어요. 한 소절만 듣고도 사람들이 "빨간의자다!" 아니면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듣고 "빨간의자 같다"라고 하는 주체적인 아티스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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