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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14. 2020

심심할 때 챙겨보는 K-Pop 유튜브 채널

국내 뮤직 트렌드

K-Pop과 유튜브 사이의 관계가 일종의 운명 공동체처럼 된 것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 뮤직비디오와 공연 직캠 같은 1차적 영상부터 아이돌의 신곡이 뜰 때마다 우후죽순처럼 따라오는 "리액션(React)"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유튜브에는 K-Pop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들은 K-Pop은 물론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생태계 내에서도 커다란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자료들 사이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독자적인 주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채널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바다를 헤집고 다니다가 정말 운이 좋게도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K-Pop을 소재로 한 영상을 만들어 나가는 채널을 발견할 때가 있다.


글 | 정구원 (웹진웨이브 편집장)

사진ㅣ@ReacttotheK, @AZWZ, @Darnu-Pop, @Gabreu (유튜브&페이스북)


# ReacttotheK, 클래식 음악가들의 알차고 넓은 리액션

호른 연주자이자 K-Pop 팬인 umu가 운영하는 채널 ReacttotheK에서 가장 유명한 시리즈는 역시 "클래식 음악가들의 리액션(Classical Musicians React)"일 것이다. 기존의 리액션 콘텐츠와 다른 점은, 곡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이 다양한 서양 클래식 악기 및 작곡 전공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이들이 보이는 반응은 흔히 볼 수 있는 리액션 영상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코드 진행이나 연주 방식 등)를 담고 있으며, 내용도 알차다.

ReacttotheK가 기존의 리액션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또 다른 부분은 다루는 음악이 아이돌 그룹에만 한정되지 않고 박효신, DEAN 등 한국 대중음악의 주목할 만한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에 대해서도 리액션을 보인다는 점이다. 클래식 음악가들이 K-Pop의 수많은 훌륭한 곡들을 듣고 즐거워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광경을 보는 건 "다른 시선"으로 K-Pop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방탄소년단 - 쩔어

BLACKPINK - 휘파람

아이유 - 좋은 날

박효신 - 야생화

DEAN - instagram


# AZWZ, K-Pop 비트를 만들어보자

프로듀서 AZWZ의 채널에는 K-Pop 음악을 보다 빵빵한 느낌으로 리믹스한 곡들이 한가득이고, 아마 이들 곡은 클럽에서 DJ가 틀어도 그렇게 큰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리믹스 비디오 사이를 살펴보다 보면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의 영상이 군데군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비트를 만들어 보자(Let's Try to Make the Beat)"라는 제목으로 모모랜드, TWICE, BLACKPINK, 방탄소년단 등의 비트를 재현하려는 시도가 담긴 영상들이 그것이다.

비록 실제 K-Pop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프로듀서의 작업기는 아니지만, DAW인 FL 스튜디오에 여러 가지 사운드 소스를 차곡차곡 쌓고 이퀄라이저를 통해 질감을 조정하는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으면 K-Pop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감이 조금이나마 잡힐 것이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소리가 하나의 곡 안에 들어 있다는 것에 놀랄지도 모른다.


모모랜드 - 뿜뿜

TWICE - Dance The Night Away

방탄소년단 - IDOL

BLACKPINK -FOREVER YOUNG


# Darnu-Pop, 8비트 K-Pop

8비트 사운드, 혹은 칩튠(chiptune). 80-90년대 비디오 게임에서 흘러나왔던 단순하기 그지없는 전자음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력 넘치는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아마 그 단순함에서 비롯되는 아기자기함과 "옛날 느낌"이 경험한 적이 없는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번쩍거리는 21세기의 음악을 뿅뿅거리는 사운드로 리믹스하고 있는 중이다.

Darnu-Pop은 그러한 8비트 전문가들 중 K-Pop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다뤄 온 유튜버일 것이다. 소녀시대나 나인뮤지스의 트랙을 다뤘던 초창기의 리믹스부터 도트 캐릭터로 탈바꿈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열심히 플랫폼을 달음박질하는 귀여운(동시에 공들인) 영상이 딸린 최신 영상들에 이르기까지, 빈티지한 전자음으로 재탄생한 K-Pop 트랙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멍한 시간을 보내보도록 하자.


소녀시대 - Trick

나인뮤지스 - 건 (Gun)

여자친구 - 여름여름해

(여자)아이들 - LION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 Gabreu, 무슨 약을 드시고 볼록해진 무대

Gabreu는 각종 아이돌의 무대 교차편집 영상에 엄청나게 큰 왜곡 효과를 집어넣고 사운드에도 윙윙거리는 효과를 잔뜩 끼얹은 다음 유튜브에 올린다(때로 자막에 각종 드립을 넣기도 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하긴 했지만, 이 채널에 들어가 블로브피시처럼 부풀어 오른 아이돌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영상의 썸네일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이 뭔가 이상한 걸 먹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화면을 메우거나 상반신이 보디빌더처럼 부풀어 오르고 다리가 완벽한 "( )"자를 그리는 광경을 우웡우웡우웡거리는 소리와 함께 보고 있으면 인터넷이란 게 사람을 어디까지 즐겁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멋진 무대를 망가뜨리는 것이 탐탁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과연 K-Pop 무대가 "멋지기만" 한 요소로 차 있는 것일까? 모든 아이돌 퍼포먼스가 약간씩은 함유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움을, Gabreu는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로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그리고 그건 당신의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종류의 결과물로 눈 앞에 들이밀여진다.


NCT U - BOSS

NCT 127 - Simon Says

IZ*ONE - 라비앙로즈

Red Velvet - 짐살라빔

ITZY - 달라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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