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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y 25. 2020

틱톡, 리믹스 등 차트 성공을 위한 공식들

장르 인사이드 #POP

5월 둘째 주 빌보드 차트에는 Doja Cat의 'Say So'가 빌보드 차트 1위에, Megan Thee Stallion의 'Savage'가 2위에 올랐습니다. 두 곡의 공통점이 몇 가지가 있으니, 첫째로 두 경우 모두 틱톡에서의 유행을 기반으로 상승하던 노래라는 사실이며, 둘째로는 각각 Nicki Minaj와 Beyonce라는 지원군과 함께 리믹스 버전으로 더 높은 화력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입니다.


Doja Cat - Say So (feat. Nicki Minaj)

Megan Thee Stallion - Savage Remix (feat. Beyoncé)


이는 매우 유의미한 차트 기록입니다. 이 두 곡에 현재 팝 시장의 흐름이 단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빌보드 차트를 보면 이제는 공식화된 요소들이 몇몇 돌출되어 보입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요인들의 활용이 곡이 보다 많은 사랑을 받게 하는 데에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틱톡

영상플랫폼인 틱톡에서의 유행, 그리고 네임드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일면 "치트키"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말이니까 쉬워 보이지 사실 지금은 경쟁이 과열된 만큼 "틱톡에서 유행 타기"라는 첫 번째 단계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음악부터 마케팅까지 노골적으로 이 플랫폼에서의 유행을 노렸던 Justin Bieber의 'Yummy' 같은 경우,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틱톡에서 실질적인 유행을 주도하지 못했었죠.


Justin Bieber - Yummy


최근에는 Drake가 틱톡 노림수를 가득 담은 곡인 'Toosie Slide'를 발표하며 1위에 올랐지만, 1위에 머문 기간은 단 1주였을 뿐 이후로는 차트에서 계속해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Drake가 기록한 1위곡들의 차트 흐름과 비교해보면 꽤나 초라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히려 틱톡 이전에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을 탔던 "키키 챌랜지"('In My Feelings')가 훨씬 오래 유행을 지속한 바 있습니다.


Drake - Toosie Slide

Drake - In My Feelings


게다가 요즘에는 이렇게 틱톡을 통한 바이럴이 워낙 과열되다 보니 리스너들 사이에서도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멜론의 댓글은 물론이고 아티스트들의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에서도 "또 틱톡이냐"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틱톡의 활용은 이제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물론 와중에도 'Say So'나 'Savage'처럼 틱톡 기반으로 상승세를 보인 곡들은 여전히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두 곡은 틱톡을 통해 상승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그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과거에 발매되었지만 틱톡을 통해 재발견된 케이스의 곡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될놈될이지만 다 보이는 노림수로는 되기 어렵다."랄까요? 챌린지로 소비될 수 있는 요소를 녹이되, 노골적인 지향점은 담지 않는 곡을 만드는 것이 향후 음악가들의 과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리믹스

리믹스란 원래 "기존의 원곡을 편곡자가 새로운 스타일로 재편곡하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과거에 리믹스는 주(主)가 아닌 부(副)의 영역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생각건대 2010년대 EDM이 메인스트림으로 편입되며 DJ들의 리믹스 발매 문화가 음악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이제는 이렇다 할 편곡 없이 원곡에 피처링 아티스트를 추가한 것만으로 "리믹스"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사례가 꽤나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지금 리믹스 트랙들의 특징입니다. 말을 리믹스라 했지만, 사실 피처링 아티스트의 파급력이라 읽어도 무방하다고 할까요? 


돌이켜보면 과거 'Despacito' 역시 Justin Bieber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이 1위를 차지한 것이지, 원곡이 1위로 오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Bieber는 나왔다 하면 차트 1위로 직행하는 피처링 치트키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네임드 아티스트와 협업해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는 판매 전략은 아티스트들에게 또 한 번의 추가 상승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Luis Fonsi - Despacito (Feat. Daddy Yankee)

Luis Fonsi, Daddy Yankee - Despacito (Remix) (Feat. Justin Bieber)


디럭스에디션

앨범판매 또한 새로운 방법론이 유행으로 자리잡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전까지 디럭스 버전은 보통 과거 앨범의 특정 주기나 기념할 만한 사건이 있을 때 데모나 미공개 트랙을 추가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아티스트와 기존 곡을 협업한 버전을 얹어서 판매하곤 했는데요. Michael Jackson의 [Thriller] 발매 25주년 에디션이나 The Beatles의 [Abbey Road] 발매 50주년 슈퍼 디럭스 버전 등을 그 예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다수 아티스트들이 발매와 동시, 혹은 바로 며칠 후 거의 새로운 앨범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의 디럭스 에디션을 추가로 공개하며 팬들에게는 수집욕을, 차트 데이터에서는 누적집계를 통한 집계량 부스트를 노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최근에는 Lil Uzi Vert가 [Eternal Atake]를 발표하고, 바로 다음 주 2CD 분량의 디럭스버전을 발매하며 2주간 앨범차트 1위를 지킨 사례가 있었습니다.


Lil Uzi Vert [Eternal Atake]

Lil Uzi Vert [Eternal Atake (Deluxe) - LUV vs. The World 2]


The Weeknd는 현재 이런 흐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듯 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After Hours]를 발매하고, 바로 다음 주 디럭스 버전과 리믹스 버전의 앨범을 발표하며 앨범 판매량을 꾸준히 챙겼는데요. 덕분에 타 아티스트들의 컴백 공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4주간이나 앨범차트 정상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After Hours] 수록곡인 'In Your Eyes'에 지금 가장 핫한 아티스트인 Doja Cat을 피처링으로 기용해 새 싱글로 발표하고, 또 한 번의 차트 상승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레트로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로 자신의 음악적 지문을 찍고 Doja Cat의 목소리로 화제성을 더했는데요. 한풀 꺾인 'Blinding Lights'의 인기에 이어 곡이 어디까지 오를지, 또 한 번 지켜볼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The Weeknd - In Your Eyes 

The Weeknd - In Your Eyes (Remix) (Feat. Doja Cat) 


결론

정리해서 말하면, 싱글차트에서는 "일단 틱톡을 통해 아티스트와 곡을 알리고, 차트파워를 가진 네임드급 아티스트에게 피처링을 의뢰해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는" 방법이, 앨범차트에서는 "디럭스 에디션을 연달아 발표해 1위를 방어하는" 방법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방법은 다들 알고 있지만 대중의 선택이 실제로 이어질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겠지요.


더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연이 중지된 만큼, 아마 앞으로도 집에서의 유행을 노리고 틱톡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그리고 리믹스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곡들이 다수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우리 취향과 맞든, 그렇지 않든 말이죠. 우리는 틱톡과 리믹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 역시 좋든 싫든, 이를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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