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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ug 18. 2020

올해의 뮤직비디오는? 8월말 개최 앞둔 MTV VMA

장르 인사이드 #POP

일반적인 시상식은 보통 연말연시에 집중되어 있지만, 여름에 열리는 시상식도 있습니다. 음악계에서는 MTV에서 진행하는 Video Music Awards (이하 VMA) 가 대표적입니다. 올해는 (국내시각 기준) 8월 31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개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것은, VMA가 네임드급 시상식 중에서는 가장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볼거리가 상당하다는 겁니다. 충격적인 퍼포먼스들 덕분에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는데요. Miley Cyrus의 29금 퍼포먼스, Madonna와 Britney Spears의 키스 퍼포먼스, Kanye West의 Taylor Swift 수상소감 스틸사건(…) 등등 팝계 레전드 모멘트들의 상당수가 바로 이 VMA에서 나왔습니다.


올해 역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축하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The Weeknd, Roddy Ricch, Doja Cat, 그리고 방탄소년단(!) 등 팝계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고 하는데요. 큰 행사, 그것도 VMA인 만큼 다들 상당한 준비 후에 스테이지에 오를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레전드 무대가 나올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시상식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VMA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부문은 Video Of The Year입니다. 올해는 어떤 아티스트들의 어떤 뮤직비디오들이 후보로 올랐을까요? 여섯 편의 후보작들을 소개합니다.

 

Billie Eilish 'Everything I Wanted' MV


2019년 11월 발매 후 빌보드 싱글차트 8위까지 올랐던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는 2020년 1월에 공개되었는데요. Billie, 그리고 가족이자 음악적 파트너인 오빠 Finneas가 차를 운전하다가 물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자살을 암시하는 연출이 있어 19금 딱지를 받았습니다.


곡은 실제로도 Finneas와 Billie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Billie가 직접 밝히기로는, "꿈속에서 자신이 자살을 했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를 통해 가족인 Finneas만이 자신을 정말로 지지해줄 사람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이 곡이 쓰인 배경을 설명했죠. 영상 말미에서 남매가 서로 손을 꼭 잡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은 "죽음에 준하는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둘이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보입니다.


Future 'Life Is Good (feat. Drake)' MV


컬래버레이션 믹스테잎이었던 [What a Time to be Alive] 이후 약 5년 만에 만나는 Future와 Drake의 조합입니다. 하나의 싱글 안에서 두 곡을 반씩 붙여 놓은 듯 비트체인지를 중심으로 반전되는 구조가 특징적이지요. 


뮤직비디오에서 이들은 환경미화원, 패스트푸드점 직원, 정비공, IT업계 직원, 애플스토어 외판직원, 요리사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직업으로 분해 유쾌한 분위기속에서 랩을 이어갑니다. 영상이 다 끝나고 나서는 성룡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NG장면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볼거리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훈훈한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하네요.


Lady Gaga, Ariana Grande 'Rain on Me' MV


영상 속 하늘에서는 비, 그리고 칼날들이 떨어집니다. Lady Gaga와 Ariana Grande는 그 안에서도 열정적으로 춤을 춥니다. 마치 하늘을 향해 "어디 해볼 테면 해봐"하는 것처럼 말이죠. 


과거 성폭행 피해로 인해 자해를 경험했던 Lady GaGa, 그리고 공연장 폭탄 테러로 인해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여기에 더해 과거 연인의 죽음까지 극복해야 했던 Ariana Grande. 'Rain on Me'는 두 여성의 트라우마 극복을 향한 의지의 표현일 겁니다. "차라리 말라버리고 싶지만, 적어도 난 살아있어." 두 가수의 삶의 태도와 뮤직비디오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았을까요?


Taylor Swift 'The Man' MV


'The Man'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남성 중심적 사회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죠. 실제로 이 곡은 Taylor가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이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하여 만들어진 곡입니다. 단순화해서 이야기했지만, 이에 대한 Taylor의 생각 전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인 "미스 아메리카나"에 보다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니 그쪽을 참고하면 Taylor가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사실 영상 속 남자는 Taylor였다"는 반전이 드러나고, 그 순간 "NO MEN WERE HARMED DURING THE MAKING OF THIS VIDEO."라는 텍스트가 짧게 지나갑니다. 'The Man'은 2020년에 나온 완벽한 페미니즘 비디오였습니다.


The Weeknd 'Blinding Lights' MV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The Weeknd는 반쯤 미쳐버린 자신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는 전작인 'Heartless'의 뮤직비디오를 먼저 봐야 더 잘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Heartless'에서는 성공과 돈에 취해 "망가지고 있는" 자신을 그렸다면, 'Blinding Lights'에서는 그 "망가짐 자체"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뒤의 'After Hours' 숏필름과 'In Your Eyes', 'Until I Bleed Out'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요. 


한 편의 비주얼 앨범이라는 인상도 있기 때문에, The Weeknd가 왜 피칠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뮤직비디오를 한 번 정주행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번 앨범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된 The Weeknd의 상처투성이 내면이기도 하니까요.


Eminem | 'Godzilla (Feat. Juice WRLD)'

이 뮤직비디오의 경우 타이슨과 Dr. Dre의 깜짝 출연도 흥미요소이지만, 무엇보다 영상 마지막에 Juice WRLD의 육성을 추가하며 추모의 메시지를 더한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Juice WRLD는 작년 12월, 약물 과용으로 공항에서 쓰러져 사망한 바 있습니다.


그는 생전에 Eminem의 비트에서 한 시간 동안 프리스타일을 하는 영상을 찍을 정도로 Eminem의 팬이었습니다. 'Godzilla'를 통해 협업이 성사되었지만, Juice WRLD가 그의 벌스를 녹음하기 전 사망해버려 먼저 녹음한 훅만 곡에 더해질 수 있었다고 하네요. 살아서 같이 출연했다면 어떤 그림이 나왔을지 상상하게 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팬들에게는 아쉬움도 많이 남긴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합니다. (현재 멜론에서는 'Godzilla'의 뮤직비디오 감상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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