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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Sep 01. 2020

Disclosure 신보에 참여한 힙합/R&B 뮤지션

장르 인사이드 #힙합

2013년 작 [Settle]로 90년대의 UK 개러지 리바이벌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Disclosure. 그들이 마침내 5년 만에 세 번째 정규 앨범 [ENERGY]로 돌아왔다. 지금껏 이들이 발표한 두 앨범은 50억 회가 넘는 스트리밍 수와 4백 만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고, 미국과 영국의 대표 음악 시상식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끝없는 투어 일정이 끝난 후 듀오는 아이디어 고갈로 인해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고, 휴식 중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편하게 작업한 수백 트랙을 추려 앨범 [ENERGY]를 발표했다. 기존의 두 앨범에서 듀오는 주로 영국 출신의 뮤지션들과 작업했으나, 이번 앨범의 경우 아예 미국의 스튜디오를 빌려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작업을 추구했다. 이 중에는 흑인 음악 팬들의 눈길을 끄는 존재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음악가들이 Disclosure의 [ENERGY]에 참여했을까?


Disclosure, Kehlani, Syd - Birthday

Disclosure, Khalid - Know Your Worth


글ㅣ힙합엘이


Kelis

Kelis하면 아직도 Nas와의 관계를 떠올리는 힙합 팬이 있겠으나, 알고 보면 그는 2000년대를 지배한 The Neptunes 사운드의 원조 맛집이라 할 수 있다. Kelis와 The Neptunes는 [Kaleidoscope]와 [Tasty]에서 합을 맞췄으며, 두 앨범은 독특한 코드웍과 함께 발랄한 신시사이저 음과 퍼커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The Neptunes만의 스타일이 잘 묻어나 있다. 


Kelis는 프로덕션과 결들여 매력적인 목소리와 멜로디 메이킹을 곁들여 냈고, 앨범은 상업적으로 성공해 The Neptunes가 대형 프로듀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Kelis의 복귀는 2015년 Giorgio Moroder, 2017년 TCTS와 같이 디스코, 하우스 프로듀서와 협업하고 있어 꽤나 반가운데, 여전히 소울풀하고도 댄서블한 신시사이저 사운드에 걸맞은 매력적인 보컬을 선보이고 있어 놀랍다.


Disclosure, Kelis - Watch Your Step

Kelis - Milkshake



Channel Tres

Channel Tres는 하우스 음악을 비롯해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구사하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DJ다. 그는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서 유래된 하우스/개러지 사운드 위에서 서부 힙합의 랩을 구사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 이 아티스트의 매력인데, 미니멀한 리듬 위의 G-funk 사운드에서 뱉는 중저음의 랩이 인상적인 'Weedman'을 감상해 보면 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매력은 SG Lewis, Robyn과 함께 한 'Impact'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청자들은 Disclosure와 함께 한 'Lavender'에서도 묘한 중독성과 그루비함을 한가득 느낄 수 있을 거다.


Disclosure, Channel Tres - Lavender

Channel Tres - Weedman



slowthai

slowthai는 유쾌하고도 강렬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함과 동시에 정치적인 가사를 거리낌 없이 내뱉는 래퍼다. 첫 정규 앨범 'Nothing Great About Britain'에서도 그는 영국의 계급 사회에 대한 시니컬한 조소를 내뱉었던 바 있다. 대표적으로 펑크 록의 요소를 녹여낸 'Doorman'에서는 상류층의 집에 쳐들어가는 상황을 묘사하고, 'Dead Leaves'와 'Gorgeous'에서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영국의 공권력을 비판하기도 한다. 


slowthai는 Disclosure의 이번 앨범에서 Amine와 함께 'My High'라는 트랙에 참여했다. 트랙에서 slowthai는 프로덕션에 가득 찬 에너지를 분출하듯 쏟아내는 랩을 선보이며 청자들에게 흥겨움을 더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Disclosure, slowthai - My High

slowthai, Mura Masa - Doorman



Mick Jenkins

Mick Jenkins는 믹스테입 [The Water[s]]와 EP [Wave[s]]에서는 물이라는 컨셉을 활용함과 동시에 철학적인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이했다. 콘셉트와 현실의 다양한 요소를 한데 섞어내어 개인의 이야기를 사회 문제로 환원한 가사를 선보인 래퍼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그는 첫 정규 앨범 [The Healing Component]로 사랑의 의미와 진리를, 두 번째 정규 앨범 [Pieces of a Man]로는 인종과 종교 등 사회 문제를 다루며 시카고 힙합 신의 분명한 재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런 Mick Jenkins는 Disclosure의 이번 앨범에서 'Who Knew?'라는 트랙에 참여했으며, 랩 대신 노래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도 은유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가사를 들려준다.


Disclosure, Mick Jenkins - Who Knew?

Mick Jenkins - Carefree



Fatoumata Diawara

앞서 언급했듯, [ENERGY]는 이전 Disclosure의 앨범보다 다양한 국가의 음악가들의 참여진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말리의 싱어송라이터 Fatoumata Diawara를 들 수 있는데, 그는 EBS Space 공감, 전주세계소리축제에도 출연했을 만큼 알고 보면 한국과 인연이 깊은 가수이기도 하다. 


사실 그는 10대 때 영화배우의 꿈을 꾸고 프랑스로 건너갔으며, 우연한 계기로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가수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남부 말리의 와술리 지역의 음악을 미국의 재즈/블루스와 자연스럽게 융합시키는 건 물론, 말리 지역 사람들의 현재와 이야기를 가사로 담아내며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번 Disclosure의 앨범에서도 그는 Afrobeat 리듬을 기반으로 아프리카인의 아름다움을 말리어로써 노래한다.


Disclosure, Fatoumata Diawara - Douha (Mali Mali)

Fatoumata Diawara - Kanou



Blick Bassy

카메룬 출신의 Blick Bassy는 iPhone 6의 광고 삽입곡으로 사용된 'Kiki'로도 대중들에게 익숙한 싱어송라이터다. 카메룬 언어를 섞어 보사노바와 아프로 팝, 미국의 블루스 음악을 아우르는 그의 음악 세계는 남다른 서정성 덕분에 듣는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곤 한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Ce n'est pas'라는 트랙에 참여했다. 트랙은 아프로팝과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Blick Bassy는 프랑스어와 카메룬의 방언을 뒤섞어 일종의 즉흥 연주 식으로 보컬을 녹음했다고 한다. 언어와 장르의 경계를 뒤흔들고, 분위기만으로도 끝내주는 곡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트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Disclosure, Blick Bassy - Ce n'est pas

Blick Bassy – K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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