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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Sep 14. 2020

급상승 중인 래퍼, 24kGoldn

장르 인사이드 #POP

빌보드를 향한 우리의 관심은 방탄소년단의 'Dynamite'와 BLACKPINK의 'Ice Cream'에 집중되어 있지만, 지금 빌보드차트에는 K-Pop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10위권에서 속된말로 "떡상" 중인 노래가 하나 보이는데요. 페북의 "외국힙합갤러리" 페이지 팔로워들이라면 익숙할 노래, 'Mood (Feat. Iann Dior)'가 그것입니다. 최근 급상승한 이 곡은 빌보드 싱글차트 8위를 기록하며 Top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Mood'는 어떻게 차트 급상승의 기류를 탈 수 있었을까요?


24kGoldn - Mood (Feat. Iann Dior)


곡을 부른 래퍼는 24kGoldn라는 2000년생 래퍼입니다. 물론 처음 24kGoldn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영상 어플인 "틱톡"을 통해서였습니다. 해외 유명 틱톡커인 아비바 소피아라는 유저가 그의 곡 'Valentino'를 사용해 영상을 만든 것을 계기로 곡의 인기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고, 결국 2019년 11월 빌보드 싱글차트 92위를 달성하며 메인차트 100위권 진입에도 성공한 것이죠. 아직 무명이던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였습니다.


24kGoldn – Valentino


변치 않는 인생의 진리 중 하나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4kGoldn는 기회를 타고 따분한 싱글 몇 개를 발표하기보다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커리어에 베팅을 걸었습니다. 그는 [DROPPED OUTTA COLLEGE]라는 10곡짜리 믹스테잎을 발표하고는 제목처럼 다니던 대학교에서 자퇴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와 그 결정들을 앨범에 녹여냈습니다. 앨범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니던 대학교에서 중퇴했다는 인터뷰도 있고, 중퇴가 아니라 사실 휴학상태라는 상반되는 인터뷰도 있어 사실관계 파악에 조금 혼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최근인 2020년 7월 medium.com에서의 인터뷰 기사에서 중퇴(drop out)라고 명확하게 언급한 것을 보면, 앨범을 발표하는 시기에는 휴학상태였지만 이후에는 중퇴를 결정한 것이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는 이를 가정하고 서술합니다.)

그동안 24kGoldn에 쏟아졌던 사람들의 관심은 그저 틱톡에서 곡이 유행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알고 보니 그가 반전매력을 가진 래퍼라는 이유도 있었는데요. 그는 미국의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과는 다르게 (물론 아닌 경우도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보다 '다수'를 이야기합니다.) 대학문을 밟은 래퍼였습니다. 그것도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명문대 USC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재원이었죠. 그는 이것을 포기했습니다. 미국판 자메즈

사실 "자퇴를 했다 안 했다" 사실여부보다는 그가 대학물을 먹은 아티스트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편가르기를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빈부와 계층격차, 인종갈등이 심각한 미국에서는 음악듣기의 취향 또한 환경적 이유로 나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드넓은 정원이 있는 중산층이 아니라면 느긋한 매력의 컨트리를 듣지 않고, 매일이 전쟁터인 미국의 시카고와 영국 런던 브릭스턴의 길거리 문화를 모르는 이들이 범죄이력을 스웨그로 내세우는 힙합의 하위 스타일 드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그런 면에서 24kGoldn의 이미지는 그동안의 래퍼들과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는 밑바닥부터 약물을 팔면서 올라온 래퍼도 아니며, 과격하기보다는 친숙한 매력으로 어필하는 뮤지션입니다. 엄마가 허락한 힙합뮤지션이랄까요? 음악적으로도 매니악한 스타일보다는 일렉기타의 청량감을 살린 단순하고도 팝적인 트랙들을 주로 선보이는데요. 이런 면에서는 Post Malone이 연상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비록 그는 ASAP Rocky를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로 꼽고 있지만요.

차트로 갑툭튀하는 성격 탓에 종종 "틱톡빨"이라고 평가절하되곤 하지만, 현재 틱톡은 젊은 세대들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측면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24kGoldn 같은 젊은 아티스트가 이를 놓칠 리 없습니다. 그는 새 곡을 발표할 때마다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Valentino'는 물론, 2분이 채 안 되는 'City of Angels'도 틱톡을 통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곡입니다. 이 곡은 비록 빌보드 메인차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틱톡커들이 이 곡을 컨텐츠 BGM으로 쓰면서 그 또한 틱톡 안에서 좀 더 넓은 입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두말할 것 없이 그는 Z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24kGoldn – City of Angels


인기에 힘입어 그는 최근 2020 XXL Freshman Class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XXL Freshman Class"는 XXL 매거진에서 연 1회 발행하는 리스트로, 그 해 가장 "뜨는" 래퍼들을 모아 소개하기 때문에 래퍼들의 등용문과 같이 여겨지는 리스트입니다.


주목할 점은, 다른 11인과는 달리 24kGoldn은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XXL은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온라인 투표를 통해서도 1인을 뽑는데요. 여기에서 24kGoldn이 뽑힌 것을 보면,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그가 어느 정도의 인기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Mood'가 급상승을 이루기까지 있던 사실들입니다. 이제 'Mood'는 빌보드 Top10 진입에 성공했으며, 우리는 또 한 명의 랩스타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XXL Freshman을 통해 발굴된 수많은 래퍼들이 신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래퍼들보다는 조금 더 친근해 보이는 이미지의 래퍼 24kGoldn, 그의 이름 또한 향후 보다 많은 곳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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