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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18. 2020

아카데미 음악상&주제가상 10문10답

장르 인사이드 #POP

오늘, 세계 영화업계의 가장 큰 시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이 있었습니다. "기생충"의 수상여부 또한 관심이었겠지만, 영화는 종합예술의 영역이기 때문에 음악 팬들이라면 역시 두 개의 음악부문,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분도 눈여겨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이 아니다 보니 제가 이번 결과의 당위성을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음악부문 수상 결과 (음악상: "조커" / 주제가상: "로켓맨" 中 '(I'm Gonna) Love Me Again') 에 대해 납득하고 계실 것 같고요. 그래서 여기서는 이번 시상식의 결과보다는, 그동안의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련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아봤습니다. 당연하지만 모두 "음악상"과 "주제가상" 두 개 부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카데미 십문십답ㅣ아카데미 음악상


1. 역대 가장 많이 후보로 오른 음악가는?

말할 것도 없이 John Williams입니다. 혹시라도 그의 이름이 낯설다면, 영화 "스타워즈"를 떠올릴 때 자동으로 재생되는 메인 테마곡을 떠올리면 될 겁니다. "스타워즈"뿐만 아니라 "죠스", "E.T.", "쉰들러리스트", "쥬라기 공원", "해리 포터" 등등 말하기도 입 아픈 명화들의 OST가 다 그가 창조한 음악세계입니다.


그는 아카데미 음악상 부문에서 무려 47회나 후보로 지목되었습니다. 주제가상 부문에서는 5회 후보로 올랐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음악으로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2회 후보로 오른 것입니다.

비교를 위해 역대 이 시상식 전부문에서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인물도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59회나 후보로 오른 "월트 디즈니"입니다. 음악부문에서만 52회 후보로 오른 John Williams와 전부문 59회 후보로 오른 월트 디즈니. 영화음악계에서 John Williams가 얼마나 독보적인 위치인지 알 수 있는 숫자 비교가 아닐까요?


John Williams - Main Title and The Attack on the Jakku Village (From "Star Wars: The Force Awakens"/Score)

John Williams - Jurassic Park

John Williams - End Credits

Itzhak Perlman - Theme From Schindler`s List

John Williams - Harry`s Wondrous World




2. 역대 가장 어렸던 수상자는 누구일까?

답은 Prince입니다. 그는 1984년 자신이 직접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의 사운드트랙 'Purple Rain'으로, 이듬해인 1985년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모두 수상했습니다. 당시 Prince의 나이는 26세에 불과했습니다. (슴여섯에 뭐하고 있었니 나란사람…) 확실히 난 사람은 난 사람이네요.


Prince & The Revolution - Purple Rain




3. 반대로, 역대 최고령의 수상자는 누구?

최고령 "음악상" 수상자는 또 한 명의 영화음악 거장, Ennio Morricone입니다. 2015년의 영화 "헤이트풀8"으로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을 수상했을 때, 그의 나이는 이미 87세였습니다. 당시 그는 무려 여섯 번의 노미네이트 끝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수상소감 도중 결국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Ennio Morricone - L'Ultima Diligenza di Red Rock (From "The Hateful Eight" Soundtrack / Versione Integrale)




4.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유일한 밴드가 있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단 하나의 밴드, 바로 The Beatles이지요. 1970년에 발표한 다큐멘터리 영화 "렛 잇 비"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상을 받을 때 이미 밴드는 갈등 끝에 해체한 이후였다는 겁니다. 결국 멤버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트로피는 Quincy Jones가 대리로 수상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The Beatles - Let It Be (Remastered 2009)




5. 음악상 카테고리에 최초로 후보에 올랐던 여성 음악가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에 처음 개최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이 부문에 여성이 후보로 오르기까지는 자그마치 "45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Angela Morley라는 여성 작곡가가 1974년의 영화 "어린왕자"의 음악을 통해 이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 여성 작곡가가 이 부문에 후보로 오른 적은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반전은 Angela Morley 역시 본래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었다는 점입니다. 1972년 트랜스젠더 수술을 통해 법적으로 여성성을 획득했고, 1974년에는 여성으로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아카데미 십문십답ㅣ아카데미 주제가상


6. 가장 많이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하지 못한 음악가?

Celine Dion의 'Because You Loved Me', Aerosmith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 작곡자로 국내 팝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 작곡가 Diane Warren입니다. 이번 시상식을 포함, 총 11번 후보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이번 시상식에서는 영화 "기적의 소년" OST 'I'm Standing with You'로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수상에 실패(…)하면서 또 한 번 무관의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Chrissy Metz - I`m Standing With You (From `Breakthrough` Soundtrack)




7. 연기상와 주제가상 양쪽에서 수상한 아티스트도 있을까?

딱 한 명 있습니다. 배우와 싱어 양쪽을 오가는 Barbra Streisand인데요. 1968년 영화 "화니 걸"을 통해서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1976년의 영화 "스타 탄생" OST 'Woman In Love'를 통해서는 주제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스타 탄생"은 이후 2018년 "스타 이즈 본"으로 리메이크되고,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 한 번 주제가상을 받게 됩니다.


Barbra Streisand - Woman In Love




8. 세 곡의 주제가를 동시에 후보로 올린 영화가 있다?

하나의 시상식에서 한 영화에서 나온 세 곡의 주제가가 동시에 노미네이트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1991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가 그것으로, 메인 타이틀 'Beauty and the Beast'와 함께 'Belle'과 Be Our Guest' 세 곡이 동시에 올랐었다고 하네요. 그 중 주제가상 수상은 'Beauty and the Beast'의 몫이었습니다.


Celine Dion - Beauty And The Beast (Duet. Peabo Bryson)

Alan Menken - Belle

Alan Menken - Be Our Guest




9. 처음으로 주제가상을 수상한 흑인

지금보다도 인종차별이 훨씬 심했던 1970년대, 흑인이 주인공으로 나와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샤프트"입니다. 배우들은 물론,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까지 대부분 흑인 커뮤니티의 사람들이었죠. 후일, 이렇게 흑인에 의해 주도되고 소비되는 영화 문화를 사람들은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역시 흑인인 Isaac Hayes가 이 영화의 음악들을 작업했고, 테마곡 'Theme From Shaft'를 통해 주제가상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음악 관련 상 최초의 흑인 수상자로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이것은 연기 외의 모든 부문에서 최초의 흑인 수상이기도 했습니다.


Isaac Hayes - Theme From Shaft (Album - Remastered)




10. 협업 없이 단독으로 주제가상을 두 번 수상한 작곡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속, 조금 어눌한 발음으로 'You've Got a Friend In Me'를 부르던 목소리를 기억하시나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Randy Newman입니다. 그는 2001년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제곡 'If I Didn't Have You'로 한 번, 2010년 토이 스토리3"의 주제곡 'We Belong Together'로 또 한 번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모두 단독작곡으로, 단독으로 두 번 이 부문 수상의 영예를 누린 것은 역사상 Randy Newman이 유일합니다.


Randy Newman - We Belong Together (From "Toy Story 3"/Soundtrack)

Randy Newman - If I Didn't Have You (From "Monsters, Inc."/Soundtrack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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