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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둘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by Melon

아직 쌀쌀하지만, 바람에 반 스푼 정도 봄 냄새를 탄 듯한 2월 둘째 주입니다. 그럼, 한 주간 어떤 숨은 곡들이 도착했을지, 히든트랙에서 만나보세요!


사진 출처ㅣ@soypablo777 인스타그램 @willjosephcook 인스타그램 @mxmtoon 인스타그램 @shamir326 인스타그램 @cucopuffs 페이스북


Boy Pablo & Cuco 'La Nov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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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라틴 음악"의 장인 Cuco청춘 밴드 Boy Pablo의 꿈 같은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협업곡 'La Novela'를 통해서인데요. Cuco는 이전에 소개드린 것처럼, 멕시칸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감성적인 곡을 선보이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처음 소개하는 Boy Pablo칠레계 노르웨이 싱어송라이터 Nicolas Pablo Munoz가 이끄는 인디팝 록 밴드로, 2017년 해변가에서 촬영한 'Everytime'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지도를 얻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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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Nicolas Pablo Munoz는 칠레 출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남미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라틴 문화에 뿌리를 두고, 감성적인 무드로 사랑 받고 있는 Cuco와 Pablo Munoz의 조합이 기대감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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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부른 'La Novela'는 1960년대 스페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음역대와 기타, 드럼 사운드와, 두 젊은 음악가의 하모니가 조화를 이룬 곡인데요.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어느 밤, 'La Novela'의 구절이 될 연주가 시작되었고, 아침이 되어 곡 대부분을 완성할 때까지 작업을 멈추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1960년대 라틴 발라드 'Romanticas'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도 밝혔는데요. 낭만과 향수를 사랑한다면, 5분(정확하게는 4분 52초)이 짧게 느껴질, 해변가의 파도처럼 젖어 드는 이 곡을 만나보세요.


Boy Pablo & Cuco 'La Novela'


Will Joseph Cook 'Little M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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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데뷔 EP 한 장으로 영국 최대 음악 축제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원더 키드"로 불리던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Will Joseph Cook. 성인이 된 이후에도 Vampire Weekend, Orange Juice 등 다양한 인디 밴드의 영향을 받으며 다채로운 음악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런 그가 신곡 'Little Miss'라는 사랑 노래로 돌아왔습니다. 무해한 플러팅에 최적화된 곡이라고 할까요? 보고 싶은 그녀가 앞에 없기에, 레코드는 작동되지 않고, 거울도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등 사물에 감정을 투사한 가사들이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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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Will은 연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는 상황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화창한 정원을 걸으며 금세 가사를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Little Miss'는 한 줌의 햇살을 품은 듯 따사롭고, 유쾌합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이 아티스트는, 오는 5월 20일 이 곡을 1번 트랙으로 한 새 앨범을 발매합니다. 그때를 기다리며, 'Little Miss'부터 만나보세요!


Will Joseph Cook 'Little Miss'


mxmtoon 'mona l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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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toon은 이전에도 소개해 드린, 2000년생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부모님의 게스트룸에서 만든 EP [plum blossom]이 유튜브 1억 조회를 달성하며 인기를 얻었죠. 뮤지션, 게이머, 팟캐스터 등 왕성한 활동으로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그이지만, 평소 타인에 관한 노래를 쓰는 창작자로서, 반대로 자신에 관한 노래를 만들어줄 사람이 있을지 질문을 품고 있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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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xmtoon 'mona lisa' 커버 이미지


그런 그가 가져온 신곡이 바로 'mona lisa'입니다. 커버 속,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되어 세상을 보는 mxmtoon이 보이시나요? 그러니까, 창작자(creator)가 아니라, 그림의 주제(subject)가 된 mxmtoon의 모습인데요. 그는, 이 곡이 창작자가 되는 대신 한 번이라도 예술의 주제(subject)가 되고 싶은 갈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가 책이나 창작물-pages- 안에 스스로가 다뤄지기를 욕망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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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내용을 품은 듯하지만, 노래는 경쾌하고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셰익스피어보다 모나리자가 되고 싶다!"고 외치는 명랑한 mxmtoon의 곡을 만나보세요!


mxmtoon 'mona lisa'


Shamir 'Caugh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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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mir는 1994년생 싱어송라이터로, 2014년 고작 19살에 데뷔 싱글 'On Regular'로 유망주로 떠올랐습니다. 이듬해엔 여러 장르를 매혹적으로 섞은 [Ratchet]으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았지만, 어느 순간 "팝스타" 코스를 밟기보다 미디어와 일부 거리를 두기도 했는데요. 갑작스러운 인기에 음악이 싫어지기도 했었다는 그는, 무엇보다, 당시 미디어가 그의 음악보다 논바이너리로서의 정체성에 집요하게 관심을 가졌음을 인터뷰를 통해 암시해왔습니다.


"인터뷰를 할 때, 누군가 내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 (그들이 관심 있는 것은) 제 정체성, 섹슈얼리티 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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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난해하다는 평을 받은 앨범 [Hope]를 지나, 특히 2020년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다시금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는 Shamir. 그런 그가 지난 8일, 새 앨범 [Heterosexuality] 발매에 앞서 마지막 선공개곡 'Caught Up'을 발표했습니다. 1990년대 일렉트로닉과 록이 Shamir만의 방식으로 조화된, 치솟는 고음이 인상적인 트랙인데요. Shamir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곡은 새로 쓰인 대부분의 트랙과 달리, 2016년에 쓰인 옛 곡이라고 하죠.


주관적인 감상을 덧붙이자면 그의 중성적인 고음이 이미지적인 가사와 결합되면서 슬프게도, 아름답게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팝계에서 더 이상 "논바이너리"라는 선언이 "이상"하지 않은 지금. 단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Shamir의 도약은 오래 전부터 진행 중이었습니다.


Shamir 'Caught Up'


이렇게 Boy Pablo와 Cuco부터 Shamir의 곡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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