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직 트렌드
봄과 초여름의 경계, 5월을 앞두고 수많은 신곡이 찾아온 4월의 마지막 주였습니다. 스쳐가는 수많은 곡들 중, 숨은 명곡은 무엇일지, 히든트랙에서 만나보세요!
사진 출처| Mahalia, Sampa The Great, Sofi Tukker, Let's Eat Grandma 페이스북, @sampa_the_great 인스타그램
Mahalia 'In The Club'
Mahalia는 영국 출신 배우이자 R&B 싱어송라이터로, 2012년 음악 경력을 시작, 2019 BBC 사운드 오브 명단에 오른 뒤 2021년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Best R&B Performance 후보로 지명되며 크게 도약하고 있는데요. 오는 5월 투어를 앞두고,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싱글을 발표한 Mahalia. 이번 신곡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요?
지난 2월에는 '남자친구의 전 연인'에게 '내 남자에게 전화하지 말라'는, 'Letter To Ur Ex'로 국내 팬들도 사로잡은 Mahalia였는데요. 흥미롭게도, 이번 신곡 'In The Club'은 '친구'에게 선을 긋는 곡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이 성공하게 되자 그제야 친구인 척 다가오는 가짜 관계에 선을 긋는 내용'으로 50 Cent의 상징적인 곡, 'In Da Club' 가사를 비틀어 재치 있게 그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don’t come find me in the club, Bottle full of bub)
이 곡은 사실 Mahalia의 경험담에서 출발합니다. 영국의 소도시 레스터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그를 예술가로 성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으며, 몇몇 친구들을 빼고는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거나, 친구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성공한 후 다시 레스터에 방문하자 사람들이 마치 자신과 오랜 친구 사이인 듯 말을 거는 것을 보고, 기이함을 느껴 이 곡을 쓰게 됐다고 하는데요. 덧붙여 이 곡은, 자신이 '좋은 환경일 때는 친구로 있다가, 힘들 때는 떠나가는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나요? 그렇다면 'In The Club'을 들을 때가 왔습니다.
Sofi Tukker [WET TENNIS]
애플이 사랑하는, 미국의 혼성 일렉트로닉 듀오 Sofi Tukker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성실하게 SNS 온라인 콘서트를 열던 이들이지만, 정규 앨범으로만 따지면 3년 만의 신작인데요. 총 열두 곡이 담긴 이번 앨범 [WET TENNIS]는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와 함께 삶에 대한 긍정성을 담은 트랙으로
활기가 가득합니다.
흥건한 땀과 열기가 담긴 커버 이미지처럼, 여름에 최적화된 앨범이라고 할까요? 특히 Suzanne Vega의 'Tom's Diner'를 차용하면서 자신들의 출발점인 뉴욕의 풍경을 새롭게 해석한 'Summer In New York',
외에도 멤버 Tuck의 아버지가 피처링한 'Larry Bird'를 지나, 재즈의 전설 Louis Ar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 커버곡을 마지막 트랙으로 두면서 휴식 같은 앨범의 완벽한 마무리를 짓고 있죠. '여름'을 미리 당겨오고 싶다면, Sofi Tukker를 기억해보세요!
Sofi Tukker 'Summer In New York'
Sampa The Great 'Lane (Explicit Ver.)'
Sampa The Great는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잠비아 태생 시인이자 래퍼, 싱어송라이터로, 특히 시적인 가사와 힙합, 사이키델릭과 블루스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 사운드로 2015년 데뷔 믹스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Mnet '스트릿우먼파이터'의 팀 홀리뱅의 메가 크루 미션에 그의 첫 싱글인 'Energy'가 삽입되며 큰 관심을 받은 Sampa The Great죠.
그런 그가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앨범 [The Return] 이후 3년 만에 첫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신곡 'Lane'은 트랩비트와 다층적인 멜로디가 Sampa The Great의 독특한 래핑과 얽히면서, 명상적이면서도 강력한 에너지를 선사하는 곡입니다. 특히 랩스타 Denzel Curry도 참여해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뮤직비디오도 Sampa와 Denzel 모두 참여했으며,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형상화한 듯한 페르소나들이 등장, 한 편의 실험 영화 같은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자신의 뿌리인 잠비아에 머물렀다는 Sampa The Great. 그 오랜 시간의 성찰이 담겼을 'Lane'이었습니다.
Sampa The Great 'Lane (Explicit Ver.)'
Let's Eat Grandma [Two Ribbons]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의, 인디팝 듀오 Let's Eat Grandma의 세 번째 앨범이 도착했네요! Let's Eat Grandma는 네 살 때부터 친구 사이인 Rosa Walton과 Jenny Hollingworth의 밴드로, 이들은 열세 살 때부터 함께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2016년, 어린 시절 만든 곡이 포함된 데뷔 앨범 [I, Gemini]에서 참신한 곡 구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고, 2018년 2집 [I'm All Ears]로는 신스팝과 아트팝, 사이키델릭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Q Awards의 올해의 앨범상까지 수상, 평단의 사랑을 듬뿍 받은 Let's Eat Grandma입니다. 4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앨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요?
이번 앨범 [Two Ribbons]는 4년 이라는 시간만큼 두 사람의 변화와 고난, 또 성장이 담긴 앨범이었습니다. '쌍둥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붙어 다닌 두 사람이지만, 시간이 흘러 각자의 삶에 변화가 생기면서 서로 멀어지기도 했으며, 특히 멤버 Hollingworth의 남자친구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2019년 미국 투어가 중단되며 두 사람은 더욱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다시 모인 이들은, 때문에 처음으로 함께 곡 작업을 하지 않고 각자 곡을 쓰는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고 하죠. Hollingworth이 남자친구의 죽음으로 삶을 돌아보며 쓴 'Two Ribbons'와, Walton이 Hollingworth에게 보낸 메시지 격인 신스팝 'Happy New Year' 등, 사랑과 우정, 상실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이번 앨범이 채워진 이유입니다. 초기 작품의 기이한 색을 줄었지만, 신스팝부터 어쿠스틱 발라드까지 아우르며 더욱 보편적인 앨범으로 거듭났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시간을 견디며 완성된, Let's Eat Grandma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보세요.
'In The Club'부터 'Sunday'까지 만나봤습니다. 음악과 함께 짧은 봄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그럼 다음 주에 새로운 곡으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