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직 트렌드
갖가지 행사로 정신 없는 5월의 시작입니다. 바쁜 하루에도 좋은 날씨를 만끽하는 건 빼먹지 않기를 바라며, 그럼 한 주의 끝, 5월 첫째 주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사진 출처| Yuna, Maisie Peters, SiR,Sadurn SNS
Yuna [Y2]
5부작 앨범 시리즈를 예고했던 말레이시아의 싱어송라이터, Yuna의 새 EP가 도착했습니다. 이번 EP [Y2]는 지난 3월 발매한 [Y1]에 이은 5부작 시리즈의 2탄입니다. 1년 동안 순차적으로 네 장의 EP를 발매한 뒤, 정규 스튜디오 앨범 [Y5]의 전체를 구성한다는 것이 Yuna의 계획인데요.
지난 EP [Y1]에서는 'Pantone 17 13 30'로 무슬림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자신의 고유한 피부색을 긍정하는 메시지를 주던 Yuna. 이번 EP는 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이번 EP는 실연과 회복이 키워드인 듯합니다. 회복의 과정을 총 3개의 곡으로묘사하고 있다고 할까요? 오프닝 곡 'Girl U used 2 Know'는전 연인을 벗어난 이후의 당당한 모습을, 그러나 다시, 침대 위에서 깨어나이별 후의 자기 연민에 빠지는 모습으로시작하는 2번 트랙 '24 Hours'를 지나, 마지막 트랙인 'Make a Move'는이별 후 새 관계를 맺길 두려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모습을 담고 있는 데요. 내용을 떠나 어느 트랙이나 세련되고 따뜻한 Yuna의 음색이 편안하게 들려옵니다.
이번 [Y5] 컴백 프로젝트는 2012년, 말레이시아를 넘어서 첫 인터내셔널 앨범을 발매한 지 10년이 지난 Yuna가 독립적으로 준비한 앨범이라고 하죠. '팝스타가 되려면 히잡을 벗어야 한다'는 사회의 시선에 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던 Yuna 다운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올가을에 나올 [Y5]를 기대하며, 회복의 길로 가는 [Y2]를 먼저 만나보세요!
Maisie Peters 'Cate’s Brother'
혹시, 친구의 동생에게 반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누군가는 '멘붕'에 빠지겠지만, 그 상태를 흥겨운 팝록으로 재해석한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지난해 데뷔 앨범 [You Signed Up for This]로 호평받은 영국의 떠오르는 팝 싱어송라이터, Maisie Peters가 그 주인공이며, 그 노래는 바로 'Cate’s Brother'입니다.
발매 전부터 이미 틱톡에서 천만 뷰를 넘기며 Z세대의 사랑을 받은 이 곡은 Maisie의 자전적인 이야기입니다. 제목 속, Cate는 실제 Maisie의 절친으로, 핼러윈 파티에서 친구의 남동생을 보고 농담처럼 쓰게 된 곡이 지금 같은 반응을 얻을 줄 몰랐다고 하죠. 음악적으로는 Maisie가 어린 시절 많이 듣던 팝펑크를 다시 듣게 된 영향이 있었던 듯하며, Maisie는 예전부터 밴드에 속해 있기를 원했기에, 그 에너지를 'Cate’s Brother'에 쏟게 되었다고 설명했는데요.
Maisie의 실제 서사와 솔직하고 디테일한 가사, 그리고 기존의 그의 스타일 보다 더 리드미컬하면서도 달콤한 팝록의 무드가 합쳐지면서 Z세대를 사로잡은 듯한데요. 탄산수처럼 톡톡 튀며 Z세대를 사로잡은 이 곡,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Maisie Peters / Cate’s Brother
SiR 'Satisfaction'
SiR은 Stevie Wonder, Jill Scott 등 R&B 전설들과 작업하며 작곡가로 먼저 실력을 쌓은 R&B 싱어송라이터로, 데뷔 앨범을 발표한 2015년을 시작, 힙합 문법을 가져온 유니크한 사운드로 넓은 R&B 신에서도 독보적인주목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래퍼 D Smoke의 형제로 잘 알려진, SiR의 2022년 첫 싱글은 어떤 곡일까요?
신곡 'Satisfaction'은 자기 고백적인 R&B 발라드 곡으로,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하는 상태를 담은 곡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보컬은 더 나른하게 느껴지지만, 지루할 틈 없는 비트와 2분 11초의 짧은 러닝타임이 밀도감을 선사하고, 마치 엉킨 머릿속을 표현하는 듯한 반복적인 리프 소리가 다양한 심상을 자아내게 합니다. R&B와 힙합을 자주 듣는다면, 나른한 주말을 'Satisfaction'으로 채워보시죠!
Sadurn [Radiator]
소박하고 따뜻한 포크록과 서정적인 가사, 섬세한 보컬이 조화를 이룬 Sadurn은 필라델피아의 4인조 밴드입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 Genevieve DeGroot의 솔로 작곡 프로젝트로 시작, 2019년 기타리스트 Jon Cox와 포크 듀오로 데뷔하면서 평단의 입소문을 타게 되죠.
그리고, 2020년 3월. 본격적으로 듀오에서 4인조 밴드의 길을 가게 되는데요. 숲속에 에어비앤비로 집을 구해 멤버들과 합숙하며 처음으로 듀오에서 풀 밴드 형식으로 작업을 시작,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Sadurn의 데뷔 앨범 [Radiator]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해에 우리는 처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냈고, 작은 공간을 함께 쓰면서 다른 삶과 멀어져 함께 음악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마법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 Sadurn
Genevieve DeGroot는 처음으로 밴드로 작업하게 됐지만, 이들의 기술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작업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Radiator]는 마치 이들의 숲속 작업실에 함께 있는 듯한 편안함을 줍니다. 촉촉하고 따뜻한 Genevieve DeGroot의 목소리뿐 아니라 클래식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일렉트릭 등 다양한 기타 사운드를 활용한 점도 매력적인데요.
하지만 가사만큼은 아늑하지 않습니다. 관계의 불안과 게이 커플의 현실이 시적인 비유에 녹아 있는 'icepick', 삶에 불쑥 들어오는 불안을 뱀으로 은유한 듯한 'snake' 등 일상을 똑바로 관찰하는 Sadurn만의 지문이 드러나죠. 이런 점은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Sadurn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될 듯한데요. 인디 음악을 좋아한다면, 봄날을 연장하는 기분이 들지만, 일상을 예민하게 돌아보게 하는 Sadurn의 놀라운 앨범을 만나보세요.
이렇게 Yuna의 신곡부터, Sadurn까지 만나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새로운 곡으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