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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06. 2023

2월 첫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믿겨지시나요? 2월 4일이 바로 '봄의 시작'이라 말해지는 '입춘 (立春)'이라는 것이.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 숨겨진 음악들을 속속 골라드립니다. 그럼, 한 주의 끝, 2월 첫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해보겠습니다!


mui zyu 'Dusty'

mui zyu는 북아일랜드의 홍콩계 가정에서 태어나, 현재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음악가 Eva Liu의 솔로 프로젝트 명입니다. Eva Liu는 또한, 실험적인 팝 트리오인 Dama Scout로 활동 중이기도 하는데요.


mui zyu 개인으로는 동아시아계 퀴어 여성으로서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고 있으며, 특히 사운드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오가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평소 좋아하는 게임 및 영화 사운드트랙과 90년대 광둥어 문화권 팝송, 그리고 전통악기와 lo-fi 사운드를 섞으면서 다양한 소리를 탐구하고 있다고 하지요.


오는 24일 데뷔 LP [Rotten Bun for an Eggless Century] 발매를 앞두고 싱글을 발매하던 그가 또 다른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싱글은 'Dusty'는, 의도적으로 찢긴 듯한 뭉툭한 로파이 사운드와 Eva Liu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대조되는 사랑 노래입니다. Eva Liu 본인이 이 노래에 대해 '러브 송'이라고 명명하긴 했지만 하강하는 분위기와, 주요 악기 및 보컬과 별개로 유령처럼 노래 뒤편을 배회하는 듯한 전자 사운드가 새로운 감각을 줍니다.


Eva Liu은 앞서 기이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싱글 'Rotten Bun'과 불협화음 같은 피아노 소리가 인상적인 'Sore bear' 등을 선공개하면서 앨범의 기대감을 높여왔는데요. 이번 싱글 'Dusty'까지 더해 실험적인 손길이 느껴지지만, 그 목소리와 멜로디는 아름답다는 면도 흥미롭습니다.


불유쾌한 소리와 아름다움을 오가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Eva Liu. 그 소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해보세요!


mui zyu 'Dusty'


Henry Moodie 'drunk text'

Amazon Music이 뽑은 2023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 중 한 명이자, 틱톡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UK 아티스트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린 틱톡 스타. 바로 2004년생 Henry Moodie 얘기입니다.


훈훈한 매력과 재능으로 두터운 팬을 모으고 있는 Henry Moodie는 지난해 데뷔곡 'you were there for me'를 히트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넘어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크게 기대받고 있는데요. 뮤지션으로서 제대로 기지개를 펴고 있는 Henry Moodie도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곡 제목은 'drunk text'로, 정식 발매 이전부터 다양한 공연을 통해 들려주면서 팬들을 기다리게 했던 곡이지요. 드디어 발매된 'drunk text'는 '5th of November'라는 제법 구체적인 날짜를 읊조리면서 문을 엽니다.


짝사랑하는 듯한 누군가를 집에 데려다 주던 어느 날의 풍경과 감정을 자세하게 복기하면서 시작되는 이 곡은, 마침내 코러스에서 여린 소년의 목소리로 'I wish I was who you drunk texted at midnight'라고 솔직한 감정을 터뜨리지요.


Henry Moodie는 이 곡을 쓰면서 '상대에게 보내기 직전까지 갔던 문자를 삭제하면서 느낀 고통스러울 정도로 혼란한 감정, 그리고 줄곧 말해오고 싶던 느낌' 등 자신의 감정을 반영하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호소력있고 공감가는 가사, 그리고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완성된 듯합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앞날이 기대되는 Henry Moodie였습니다.


Henry Moodie 'drunk text'


Brooke Combe 'Black Is The New Gold'

에딘버러 출신의 Brooke Combe은 2021년 Scottish Music Awards 최고 여성 신인 아티스트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입니다. 에딘버러 외곽에서 자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모타운, 소울, R&B를 들었고, 유년기에는 록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SXSW 2023 라인업에 오르며 기분좋게 한 해를 시작한 Brooke Combe이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흥에 겨운 타악기 리듬으로 시작해 Brooke Combe의 소울풀한 목소리가 깔끔하게 얹어지는 이번 신곡의 제목은 'Black Is The New Gold'입니다. 제목이 상징하는 것처럼, Brooke Combe은 3분 남짓한 이 곡에서 자신의 뿌리인 흑인의 정체성을 조명하고 있는데요.


Brooke Combe의 말을 정리하자면, 혼혈인 그는 자신의 흑인 조상과 꽤 단절감을 느낄 때가 있었으며, 그래서 이 곡은 자신의 흑인으로서의 뿌리를 서정적으로, 또 음악적으로 탐구하는 것과 관련된 작업이었다고 해요.


또한 (아직 많은 곡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Brooke Combe이 사랑과 실연에 대해 노래하지 않는 첫 번째 곡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자신의 유산을 찾아가는 신예 Brooke Combe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Brooke Combe 'Black Is The New Gold'


Samia [Honey]

Samia는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Kathy Ann Najimy(영화 '시스터 액트')와 배우 겸 가수 Dan Finnerty (영화 '행 오버', '웨딩 싱어')를 부모님으로 둔 미국의 1996년생 인디록 싱어송라이터입니다. 


Samia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고백하지요. 좋은 영향도 있었겠지만, 그 업계가 한 개인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성에 대해서는 일종의 분한 감정(resentment)이 있었다고 그는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Samia를 더 크게 매혹시킨 건 할리우드의 그것이 아닌, 인디 음악과 그 문화였습니다. 연기를 한 적도 있지만, 10대 시절 음악을 듣고 '뇌가 폭발하는 것 같은' 감정을 느꼈으며, 인디 송라이팅을 하고 싶다는 의욕을 갖게 됐다고 하네요.


그렇게 2020년에는 데뷔 앨범 [The Baby]를 발표하고, 시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호평받았던 Samia가 2023년 두 번째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은 [Honey]이지만 11곡이 담긴 이 앨범의 첫 트랙부터, Samia는 인생이 '꿀'처럼 달콤하지 않다는 걸 들려줍니다. 묵직한 오르간 소리로 시작해 비명처럼 날 것의 감정을 소리치는 문제적인 첫 번째 트랙부터, Samia는 앨범 전체에서 당연한 듯 함께하는 삶의 고통('Pink Balloon')과, 아주 드물게 행복했던 시간 ('Amelia (Explicit Ver.)')들을 이야기하면서 청자들을 어떤 취약하고 섬세한 이의 내면으로 초대합니다.


삶의 면면을 언어와 음향으로 포착하고 있는 [Honey]. 인디록을 좋아한다면 Samia의 열 한 가지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Samia 'Honey'


이렇게 마지막 곡 'Honey'까지 만나봤습니다. 곧 끝나갈 겨울을 음악과 누려보시길 바라며, 그럼 다음 주의 신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mui zyu 인스타그램, Brooke Combe, Samia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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