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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r 30. 2020

Dua Lipa, '신곡에서 성희롱 문제 다룬다'

장르 인사이드 #POP

그것은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있다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악마라는 게 정말로 실재하는 건 아닐까. 이번 사건을 보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굳이 입 아프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두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끔찍한 뉴스들로 지친 심신이라면, 4월 3일 앨범이 공개될 Dua Lipa의 인터뷰가 이 시국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Dua는 패션지 보그(Vogue) 호주판 커버이미지를 장식하며 "앨범 수록곡 'Boys Will Be Boys'는 남성들의 성희롱 문제(sexual harassment)를 다룬 노래"라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이전 노래들과는 차원이 다른 통쾌함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의 인터뷰였을지, 잠시 Dua의 인터뷰 내용을 발췌해 봅니다.

"여자로 산다는 건 고통을 키우는 거예요. 저한테는, 학교와 집을 오가는 것처럼 늘상 있는 일이었어요. 여성의 삶에 있어 상당 부분의 경험이 남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요... 여성들은 너무도 많은 것을 견뎌야 해요."


"남자들과 문제를 피하기 위해, 성희롱을 피하기 위해, 야유의 말들을 피하기 위해 몸을 가리죠. 우리는 우리를 남들의 생활 방식에 맞추기 위해 바꾸고 있어요. 정말 슬픈 일이에요."

알려져 있듯, Dua는 이전부터 꾸준히 여성으로서의 목소리를 내 온 음악가입니다. 'IDGAF'도 헤어지고 질척대는 남자들에게 "난 너 X도 신경 안 써"라며 가운뎃손가락을 올리는 곡이며, 'Blow Your Mind' 역시 주도권이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있음을 내비치는 곡이었죠.


새 신보의 첫 싱글로 선공개되었던 'Don't Start Now' 역시 음악 스타일은 디스코니, 신스웨이브니 하며 달라졌을지 몰라도, 가사의 방향만큼은 'IDGAF'의 정서와 이어져 있습니다. 메시지를 담는 틀, 그리고 전하는 방법이 달라졌을 뿐, Dua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 그리고 던지려는 "화두"는 여전한 것이지요.


Dua Lipa - IDGAF

Dua Lipa - Don't Start Now


"여성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여성들을, 더 많은 다양성을, 더 많은 유대를 봐야 해요. 오랫동안, 사람들은 여성들이 서로 싸운다고 트집을 잡아왔어요. 그런 식으로는 안 돼요."

여기서는 'New Rules'의 뮤직비디오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MV에서는 플라밍고가 곳곳에서 등장하는데요. 왜일까요? 플라밍고는 자연에서 1천마리 이상이 무리 지어 다니며 집단생활을 하는 새입니다. 앞의 인터뷰처럼, Dua가 여성들이 연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상징물인 것이죠. 왔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 내한공연 때도 응원도구 끝부분에는 플라밍고가 달려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뮤직비디오의 출연자 전원이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그들의 인종과 패션이 다양성을 품고 있다는 점, 후반으로 갈수록 군무로 그 결속력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 등, "폭넓은 여성 연대"의 메시지는 꽤나 직관적으로 담겨있습니다. 혹시라도 놓쳤던 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확인해보세요.

강단 있는 아티스트이며, 전의 앨범 또한 대성공을 거둔 이후이기 때문에 새 음악들과 메시지의 강도, 방향성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확인되고 있는 사실은 선공개한 수록곡들이 디스코 리듬과 복고적인 신스음을 차용하는 등 1980년대의 음악적 유산을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며, 앨범의 이름 또한 [Future Nostalgia]라는 점입니다. 


미래의 노스탤지어라면 과거의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보는, 최근 가장 큰 트렌드이기도 한 "뉴트로"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멋진 음악으로, 또 뼈있는 메시지로 다시 한 번 음악계에서 굵직한 흔적을 남길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Dua의 새 음원들은 오는 4월 3일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Dua가 밝힌 "앞으로의 꿈"으로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그의 꿈을 알고 있다면, 아마도 그의 미래를 더욱 응원하게 될 테니까요. Dua는 지금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팝계에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뮤지션입니다. 짧은 시간 이뤄온 것을 보면, 그의 꿈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여성들을 위한 내 음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아티스트들과 계약하고, 업계의 어린 여성들을 지원하고 싶거든요. 저에게는 정말 큰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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