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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pr 06. 2020

최고의 아티스트들 뒤에는 그가 있었다

장르 인사이드 #POP

지금, 전세계 음악계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The Weeknd입니다. 신보 [After Hours]와 싱글 'Blinding Lights'로 빌보드 메인차트로 묶이는 싱글/ 앨범/ 아티스트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만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둠은 물론, 앨범 또한 유수 음악잡지들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추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he Weeknd - Blinding Lights


하지만 이번 앨범으로 주목 받는 것은 비단 The Weeknd뿐만이 아닙니다. 1위를 차지한 'Blinding Lights'는 공동작곡 및 프로듀서로 참여한 Max Martin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을 더해주었기 때문인데요. 무려 빌보드 차트에서만 스물 세 번째 넘버원 싱글이라는 소식이네요. 1위곡이 아닌 Top10으로 범위를 넓히면 무려 73번째 곡으로(...) 늘어납니다.


 만약 Max Martin의 이름을 모를지라도, 당신은 이미 그의 손길이 닿은 노래들을 수도 없이 들어보았습니다. 팝을 찾아 듣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의식적인 루트를 통해서라도 말이죠. 팝계 제 1의 기록을 가진 유일무이한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오늘은 이 Max Martin이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보려고 합니다.

우선 그는 미국의 프로듀서가 아닙니다. 그는 스웨덴에서 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스웨덴 국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시작할 때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키보드를 주로 연주하지만, 그의 첫 시작은 스톡홀름에서 친구들과 만든 It`s Alive라는 글램메탈 밴드였다고 합니다. 무려 밴드를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작곡과 함께 보컬 포지션을 맡았었다고 하네요. 1집은 없어도 2집은 멜론에 음원이 있는데, 일단 들어보고 시작할까요?


It`s Alive - Give Us A Place


1993년의 음원, 어떻게 들으셨나요? 밴드 활동은 그리 시원치 않았지만, 그는 이 활동을 하며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됩니다. 밴드의 녹음은 "케이론 스튜디오"라는 곳에서 진행됐었는데, 녹음을 위해 이곳을 드나들며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프로듀서인 Denniz PoP의 눈에 들고, 인연을 쌓을 수 있었던 거죠. 밴드를 접은 Max Martin은 이후 Denniz PoP의 밑에서 약 2년의 시간 동안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게 됩니다.


스승과의 공동작곡으로 경험을 쌓고, 프로듀서로도 짬짬이 활동하던 Max Martin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1995년 케이론 스튜디오로 작업 의뢰가 들어왔는데, 한 보이그룹의 데뷔 앨범을 제작해달라는 것이었죠. Max Martin은 Denniz PoP과 이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지만, 싱글을 Max Martin의 곡으로 바꾸자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오르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되죠. 

여기까지 들으면 알 만한 분들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그룹의 이름은 Backstreet Boys였고, 히트한 곡의 이름은 'Quit Playing Games (With My Heart)'였죠. Max Martin의 주가가 치솟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습니다. 여담이지만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랑 받는 'As Long As You Love Me'가 바로 이 시기에 그로부터 만들어진 곡입니다.


Backstreet Boys - 'Quit Playing Games (With My Heart)

Backstreet Boys - As Long As You Love Me


이후부터는 탄탄대로였습니다. 댄서블한 팝 트랙 위주의 Backstreet Boys나 NSYNC 같은 보이밴드는 물론 Britney Spears 같은 팝스타, 여기에 Bon Jovi나 Daughtry, P!nk 등 로킹한 사운드를 내세우는 아티스트들의 음악까지 프로듀싱하며 장르에 있어서 만능임을 드러냈는데요.


Britney Spears - ...Baby One More Time

N Sync - I Want You Back 

Bon Jovi - It's My Life

Daughtry - Feels Like Tonight

P!nk - So What


그의 작업 리스트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90년대를 양분한 Backstreet Boys와 NSYNC를 동시에 프로듀싱했고, 10년 후에는 Taylor Swift와 Katy Perry의 중요한 앨범들에 손을 대며 또 한 번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로 비유하면 90년대 말 H.O.T.와 젝스키스를 동시에 프로듀싱해 성공시키고, 10년 후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두 그룹을 동시에 프로듀싱해 흥행에 성공한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할까요?

앞서 Taylor Swift와 Katy Perry의 중요한 앨범들이라는 말을 덧대었는데요. 그 마법의 손길이 닿은 앨범이 바로 다섯 곡의 싱글 차트 1위곡이 나온(!), 팝 역사에 다시 없을 성공작인 Katy Perry의 [Teenage Dream]입니다. 넘버원 싱글 다섯 트랙 중 네 개의 트랙에 Max Martin의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가 있죠. 사실 데뷔시절 'I Kissed a Girl'부터 Max Martin과 계속해서 작업해오고 있으니, Katy Perry에게 Max Martin은 은인 같은 존재일 겁니다.


Katy Perry - Teenage Dream

Katy Perry - Last Friday Night (T.G.I.F.)

Katy Perry - California Gurls

Katy Perry - E.T. (Feat. Kanye West)


Katy Perry의 시작을 함께했다면, Taylor Swift에게는 변화의 기로에서 성공을 가져다 준 케이스입니다. 아시다시피 Taylor Swift는 데뷔부터 "컨트리 요정"이라는 수식을 달고 살았습니다. 이 장르적 제약에서 본격적으로 빠져 나온 것이 [1989]부터인데, 이미지 변신이 시급했던 Taylor 측에서Max Martin에게 작업을 의뢰했고 이것이 제대로 먹혀 들었던 것이죠. 이후 Taylor의 행보는 아시다시피 컨트리가 아닌 "팝"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Taylor Swift - Blank Space

Taylor Swift - Style

Taylor Swift - Shake It Off

Taylor Swift - Wildest Dreams


능력이 확실한 프로듀서이지만, 반대세력의 입김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Max Martin에게는 "명확한 자기 색깔이 없다", "상업적인 머니코드를 과하게 쓴다"는 비판이 꾸준히 이어지는데요. 물론 프로듀서의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메인 아티스트가 아닌 프로듀서의 입장이라면 자기 색은 최대한 빼고 아티스트의 색을 선명히 더해주는 것이 프로다운 태도다"라는 입장도 생각해 볼 지점입니다.


이런 측면으로 본다면, 그가 최고의 팝 프로듀서임은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선명한 멜로디를 아티스트의 색깔에 맞게 써내고, 또 보조하는 쪽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프로듀서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프로듀서에게 작업 의뢰가 많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프로듀서보다 아티스트의 이름을 더 각인시키기에도 좋고요.

과거 대안 세력(얼터너티브)에서 "정상의 팝스타'로 위상을 이동 중인 The Weeknd의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The Weeknd의 이름이 더욱 많이 거론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Max Martin의 조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는 이 앨범에서 1980년대 레트로 사운드에 탐닉하면서도 빼어난 멜로디감각을 잊지 않았고, The Weeknd의 여릿한 보컬적 특징 또한 더욱 살리는 귀신 같은 프로듀싱을 보여주었습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이어, Max Martin은 2020년대에도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유수 팝 스타들의 엄청난 성공,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프로듀서 Max Martin의 조력이 있었습니다. 그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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