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 Fighters, 그리고 Josh Fre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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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 Foo Fighters의 새 드러머, Josh Freese
Foo Fighters 신보의 완전한 모습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But Here We Are]는 드러머 Taylor Hawkins, 그리고 Dave Grohl 어머니의 사망 후 처음 나온 앨범으로, 추모의 성격 역시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있어(But Here We Are)'. '하지만'이라는 부사 앞에 생략된 것은, 역시 동료와 가족을 떠나 보낸 상실감과 슬픔일 겁니다.
Album | Foo Fighters [But Here We Are]
Foo Fighters 'But Here We Are'
앞서 Foo Fighters는 앨범의 선공개곡들을 공개하며 새로운 드러머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팀에서 스틱을 쥘 주인공은 Josh Freese라는 인물로, Taylor Hawkins는 물론 Dave Grohl과도 친분이 있는 드러머입니다. 때문에 Taylor Hawkins의 추모공연에도 참여한 바 있지요.
그는 당시 추모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Taylor Hawkins의 드럼 세팅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공연 당시, 스틱과 더블베이스 드럼 페달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Taylor Hawkins의 것이었다고 하는데요. Josh 는 Taylor가 없는 무대일지라도 Taylor의 에너지가 그대로 재현되기를 바랐다고 하네요.
Josh Freese는 그동안 세션으로 굉장한 활약을 보인 드러머입니다. 그가 참여한 녹음과 공연을 열거하기만 해도 이 페이지가 터져 나갈 텐데요. 굵직한 아티스트들 일부만 나열해도 Guns N' Roses, Nine Inch Nails, Weezer, Evanescence, Sting, Paramore… 등등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팀들과 협업하며 400장이 넘는 레코드를 녹음하고 셀 수 없는 무대에 올랐던 만큼, 다채로운 스타일의 드러밍을 소화할 수 있는 드러머로 보시면 틀림이 없을 겁니다.
Nine Inch Nails 'Capital G (Album Ver.)'
Sting 'One Fine Day (New Ver.)'
Evanescence 'Bring Me To Life'
여기서 잠시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특정 밴드의 드러머가 아닌, 세션맨 커리어를 가진 드러머의 연주적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밴드 드러머는 자신이 속한 팀의 노래들만 우선적으로 알고 연주하면 되지만, 세션 드러머는 온갖 밴드를 거치며 다양한 곡들을 외우고 연주해야 합니다. 그래서 곡의 습득이 빠르고, 임기응변에도 뛰어난 연주를 선보이는 편입니다. 관중을 휘어잡는 개성보다는 안정성이 강점이랄까요?
Foo Fighters의 정규 앨범이 벌써 11집에 달하고 있고 앨범별로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준 만큼, 세션맨으로서 전설적인 커리어를 가진 Josh Freese와 Foo Fighters의 합은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기대해볼 만한 조합입니다. 원래 드러머 출신이라 더 깐깐할 수밖에 없는 Dave Grohl의 눈에도 쏙 들어온 것을 보면 더 믿음이 가죠.
재미있는 사실은, 알고 보면 그의 드럼 연주가 한국 음악 팬들에게 낯익다는 점입니다. 그는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앨범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3집과 4집, 두 번인데요. 각 앨범의 핵심 트랙들인 '교실 이데아'와 '널 지우려 해', 그리고 '필승(必勝)'과 '시대유감'에서 들리는 드럼 소리가 바로 Josh Freese의 연주입니다. 그의 커리어는 대한민국 가요사의 거대 변곡점과도 접점을 맞대고 있습니다.
다만, 드러머는 바뀌었음에도 [But Here We Are]에는 새 드러머의 녹음이 없습니다. Josh Freese는 앨범 녹음이 끝난 후 밴드에 합류했기 때문에, 실제 녹음은 팔방미인인 Dave Grohl이 맡은 것으로 보입니다. Josh Freese의 드럼은 앨범 발매 후 이어지는 공연들의 무대 연주, 그리고 다음 앨범 작업에서부터 만날 수 있을 것 같고요.
Taylor Hawkins의 사망 직후, Dave Grohl은 더 이상 밴드가 예전 같을 수 없을 것이라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다시 흘렀고, 빈 자리는 채워졌습니다. Taylor의 친구로서, 또 후임으로서 Josh가 Foo Fighters의 커리어를 오랫동안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슬픔을 겪었지만, Foo Fighters는 여전히 현역 밴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