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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r 31. 2020

Drake와 SZA가 알아본 뮤지션, Giveon

장르 인사이드 #힙합

요즘 힙합/R&B 신에서는 대세로 떠오른 신인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SNS를 통해 한창 입소문을 얻고 있는 Giveon이다. 2018년 그는 'Garden Kisses'와 'Fields'라는 싱글을 발매했고, 프로덕션의 무드과 어우러지는 보컬을 곡에서 선보이며 R&B/소울 음악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2019년에는 Snoh Aalegra의 투어에 서는 건 물론, SZA의 샤라웃을 받으며 점차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러던 중 올해 깜짝 공개된 Drake의 'Chicago Freestyle'에 참여해 많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줄 알았던 그는 EP [TAKE TIME]을 발표했고, EP는 Giveon만의 확연한 색이 트랙 곳곳에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번 EP에 수록된 다섯 트랙을 통해 Giveon은 어떤 아티스트이고,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글 | 힙합엘이


THE BEACH

'THE BEACH'는 칠하고도 밝은 무드의 프로덕션 때문에 제목대로 해변을 연상케 하는 트랙이다. 사실 'BEACH'란 타이틀은 그의 출신지인 롱비치를 의미한다. Giveon은 가사에서 562란 롱비치의 지역 코드를 언급하며 본인의 출신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트랙을 들으면 인트로에서부터 일찌감치 낯선 이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니라 그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Giveon에게 Mary J. Blige, Aretha Franklin과 같은 R&B 아티스트들의 음악들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또한, 어머니는 어린 그의 음악적 재능을 눈여겨봐 친척의 생일 때마다 그를 자리에 불러 생일축하 노래를 시켰다고. 더불어 자기의 자식들을 롱비치의 갱 문화와 범죄 세계에 빠지지 않게끔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Giveon - THE BEACH

 Aretha Franklin - Jump To It (Original Extended Version)


WORLD WE CREATED

'WORLD WE CREATED'는 잔잔한 기타 사운드가 트랙의 분위기를 이끄는 곡이다. Giveon은 연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부드러운 크루닝 보컬을 통해 그려나간다. 곡에는 Drake, Rihanna와 함께 호흡을 맞춰 히트곡을 제법 배출한 캐나다의 프로듀서 Sevn Thomas가 참여했다.


Sevn Thomas는 Giveon의 멘토 같은 인물이기도 한데, Giveon은 그와 함께 여러 곡을 작업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연마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EP의 크레딧을 보면 Sevn Thomas를 비롯해 캐나다 출신의 음악가들이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을 나열하자면 Drake의 믹스테입 음악에 큰 공헌을 한 Boi-1da, Travis Scott과 좋은 합을 보여준 WondaGurl, Daniel Caesar와 함께 토론토 특유의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는 River Tiber 등이 있다.


Giveon - WORLD WE CREATED

Giveon - TAKE TIME (INTERLUDE)


FAVORITE MISTAKE

'FAVORITE MISTAKE'는 EP에서 인털루드인 'TAKE TIME'의 다음 트랙에 배치되어 있으며, 해당 곡을 기점으로 EP의 무드와 가사가 점차 어두워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TAKE TIME]은 Giveon의 이야기에 따라 자연스레 변화되는 사운드에 초점을 맞춰 감상해도 더욱더 재미있을 작품으로 보인다. 


곡은 또 하나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다. 곡에서 Giveon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프로덕션에 걸맞은 부드러운 멜로디를 선보이지 않고, 단어 단어 하나를 되새기듯 스타카토로 멜로디를 뱉어 나간다. 곡은 이런 Giveon의 보컬 덕분에 가사 한 줄마다 울림이 더해지는 건 물론, 청자들이 그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정리하자면 단순히 트랙의 무드를 배가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지 디테일에도 신경을 쓴 Giveon의 재능이 드러난 트랙이다.


Giveon - FAVORITE MISTAKE

Giveon - THIS AIN'T LOVE


HEARTBREAK ANNIVERSARY

Giveon은 자신의 음악을 장르로 정하려 하지 않으며, 굳이 분류한다면 현대 R&B라 칭하고 싶다 한다. 아무래도 이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얼터너티브R&B 아티스트인 Frank Ocean과 Miguel의 영향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그는 둘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하며, 본인의 보컬이 이들과 닮지 않아 음악적으로 고민을 했다고도 한다. 


대신에 Giveon은 지금처럼 노래를 본격적으로 부르기 전에 짧은 이야기의 글을 쓰는 걸 즐겼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Giveon의 노래는 많은 이들이 경험해봤을 법한 가사들로 채워진 편인데, 'HEARTBREAK ANNIVERSARY' 역시 그렇다. 이 노래는 Giveon의 친구가 1년 전 경험한 연인과의 이별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Giveon - HEARTBREAK ANNIVERSARY

 Miguel - Funeral


LIKE I WANT YOU

Giveon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다. Giveon은 식어가는 연인의 마음을 풀어낸 가사는 물론, 중후한 바리톤 음역의 보컬을 선보이며 회한의 감정을 청자에게 안긴다. 더불어 훅에서는 팔세토보컬을 구사하며 확연한 포인트를 주기까지 한다. 이렇듯 Giveon이란 아티스트의 매력은 저음역대의 보컬에서 비롯된다. 


사실 그는 18살 때까지 본인의 보컬적 매력을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GRAMMY Museum's Programs를 통해 Frank Sinatra의 'Fly To The Moon'을 듣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는 자신과 같은 음역의 보컬리스트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Bobby Caldwell과 Barry White와 같은 음악가들의 앨범을 연구하며 본인의 보컬을 다듬어나갔다고 한다. 이처럼 본인의 장점을 확실히 깨달은 Giveon이 앞으로의 커리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할 만하다.


Giveon - LIKE I WANT YOU

Giveon - VA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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