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으로 ...돌아간다
나에겐
하루에 하나씩...
무언가를 만드는
바지런하고 섬세한
딸아이가 하나있다
나는
그 아이의 하루가 늘...궁금하다
퇴근하여 오자마자 늘
제일먼저
아이손에 이끌려
열살배기의 작은 공방에 들른다
오늘도 뭔가 못보던것이 있네 ..
백원 .이백원에 파는것
벌써 예약을 받아놓은 것
미리 만들어 놓은 친구생일선물
출판사공모전에 낼 그림
빼곡한 스크랩노트와
이담에 어딘가에 쓰일 포트폴리오...
열살아이에게도 이런저런 사연이
벌써부터 많다니..
쪼그만게...
웃음이 난다
늘 복닥복닥 ...
재미나다
좀 너저분한 구석도 있지만
딸아이가 얼마전 나를 따라
청담스튜디오에 온날 ..
그날의
나의 공간과 너무 닮아있어
역시 내딸이지 싶어
또한 흐뭇하기도 하다
저녁상을 치우려니
마침 보이던 쿠킹호일로 뚝딱
물고기...
조가비 ...를 만든다
어디에 쓰면 좋을까?
색까지 입히니 너무예뻐서
그냥두기에 아까운 것들이다
읽고 있던 딸아이의 구운몽에
한마리
내가 읽고있는 그리스인조르바에
또 한마리 얹어놓고
우리는 뿌듯해 한다
오늘 낮에
여러가지 ...일이 많았다
2016s/s collection 이
newyork 부터 업데이트되기 시작하여
자료찾기 ..분류하기 ..컨셉잡기
늘쌍 18년째하고 있는 일이 여도
매번 새롭고 막연한것들...
이럴땐 ..
T 브랜드에서 일하고있는
친구와
이번시즌을 어떻게 할껀지...
어느 컬렉션이 제일 인상깊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실마리를 풀기도 하는지라
퇴근길에 그녀가 있는곳으로 갔었다
그곳은 사무실도 아니고
까페도 아니고
또한 그녀의 집도아닌 ..
산후조리원
팅팅부은 얼굴로
왜이렇게 늦게 왔냐며 야단이다
애기가 눈을 왜안뜨는건지 ..
어제와 얼굴이 또 바뀌었다며 ..
우유먹는거 보라며 ..
양배추는 정말 효과가 있는거냐며 ..
젖이 돌기시작해서
죽겠다며 ...
우리아기 너무 못생겼지?하다가도 ..
너무 이뻐 죽겠다고
누굴 닮은거 같냐며 ...
숨도 안찬지.....
친구야 ...
니가 이렇게 말이 많았던 사람이였니?
싶다
컬렉션은 무슨 ...
일이야기는 한마디도 못해보고
나는
쉬크하고 멋졌던 실장님대신..
펑퍼짐한 조리원유니폼으로
둘둘싸매고 있는 ...
여느 산모와 다를바 없는
여인과 마주하고 있었다
우리딸을 평소에 많이 예뻐했었지
본인과는 상관없는 아이였어도
늘 정성과 진심으로 아끼고 아끼면서 ..
눈맞추어 주었더랬지
좋은 전시회 ...보고오라고
나대신 아이들을 한나절
돌보아주기도 하던
늘..멋진 이모였지
그런 친구가
결국 ..
내딸같은
딸...그런 예쁜 딸을 낳고
드디어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기시작한날
그날이 오늘이였던것이다
딸아이가 만들어준
책갈피...
그 물고기를 손에 올려놓고
나는 친구에게 말해본다
그녀는 듣지못할테지만
그녀가 알게될것인 이야기..
친구야
앞으로 더 멋져질꺼야
멋진옷 입는거보다
멋진옷 만드는거보다
진짜 ....니 인생이
더 멋져질꺼야
내가 십년만에 내린
아니
십팔년만에 내린 결론이야
결국 ...우린
엄마라는 이름으로 돌아갈꺼거든 ...
그게 제일 멋진자리 라서 말이지
"엄마 ....이모 애기이뻐요?
"응..너 닮아서 정말 이쁘더라
담에 꼭 보러가자 .."
늦은밤 ...우린 계속하여 이야기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