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할 자리에 앉아있어야 할 그 순간..
한참... 거울 앞에
피팅모델을 세워두고서
가봉을 보는데..
demian rice ..elephant
잔잔하게 다가오다가 우르르 ...르 쾅!!
손이 떨리고 눈동자가 뜨거워지고
가슴이 이상하게도 아파서
도저히 집중이 되지않아 ...
하던일을 접고 창밖만 멀리 보았던
그런 ...
어떤날의 오후가 있었다
사람...
.....그게 한사람때문인지
아니면 다수의 사람때문인지 몰라도
내 맘이 그럴때가 있었다
'그 상태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알수없지만
어쩌면 ...내가
진실을 보고싶어하지
않아서 생겨버린 현상일지도 모르겠어
하다가도
상관없지 않은가?
진실이 어쨌든
지금의 상태만 지속된다면 이쯤이야 ....'
그때의 나는
좋은 회사에
좋은 브랜드에
높은 직책에
높은 연봉에 ....
디자이너로서 십수년간 한자리에서
씨즌이 셀수없이 바뀌어도 소위 ...짤려나가지 않고
버텨낼수 있는 오래된 바위같은
존재이며 이미 상태였다
하지만 진실속의
나는
늘 ....
떠나는 막차를...
뛰고 뛰어 지쳐포기하려는 딱
그 순간에
겨우겨우세워 올라탔어도
이미 만원버스인지라
좁아서
책한권 펼칠수도 없는..
뻐근해도
시원하게 두팔한번 돌릴수도 없는...
탁해서
숨한번 고르기도 힘든...
함께 탄 친구와
속깊은 대화조차 나누기 힘든...
상태였다
한순간 멋지게
그 만원버스에서
내려 ....끝내버리고 싶었지만
꾹꾹 ...눌러참으며 조금만 더 ..
조금만 더 하며
지내온 시간이 엉망으로
얽혀버려
그날오후 어떤날 ...이
드디어 터져버린 순간이였나 보다
나는 원래 ...디자이너이다
처음부터 그랬었고
한참을 그랬었고
제법 그러하다가 ...
나는.. 쌓여온 경력으로 인해
관리자가 되어야만 하는
디자이너가 되어버렸다
점점 그랬었고
제법 그러하다가 ...
터져버린 ..오후의 그어떤날에
아마
나는 다시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간절한
사람하나를 마주한것 이였나 보다
그래 .... !!!!
나는 원래 꼬물꼬물 먼가 직접만지고
직접 만들고
직접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쟎아
그후
계절이 세번 바뀐 지금의 나는
작은 스튜디오에서
그보다 적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
직접 스케치도 하고
직접 가봉도 보고
직접 부자재도 고민하는
작고 소소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제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허망함인지 구분할줄 알고
진실로 지켜내야 하는게 무엇인지
마음깊이 깨달아 알게 된
마음먹고 공들인 계획이 없더라도
순간의 결단으로 안정된 자리보단..
있어야 할 자리를 확실히 알고
가장 나 ..다운
진실을 바로 볼줄 알게된
디자이너 말이다
한참은 깊이 내려 앉을줄 알았으나
오히려 수면위로 더 더...올라와
넓고 재미난 세상을 만나고 ...
그 세상에 다시 뛰어들어
이제 다시는 관리자 말고
디자이너로서 ..
있어야할 자리에 있으므로
적어도 내 스스로에게
내 가족에게만은...
가치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demian rice 의
elephant 가 더이상...
아무렇지도 않은
madame kyou 의 마음속을
살짝 들여다 본
비오는 토요일아침의 끄적끄적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