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년 8월 둘째주

by 조여름


1.

내가 하는 일은, 없을땐 없다가 갑자기 밀려들기도하는, 꽤 기복이 있는 업무다. 광복절이 있었지만 일이 몰려서 쉬진 못했다. 내리 3일을 출근해 갑작스럽게 들어온 일들을 처리했다. 회사에 나와 일하면서 짬짬이 광복절에 남들은 뭐하는지 구경했다. 이번 광복절은 이래저래 행사가 많았던 모양인데, 서울에 사는게 아니다보니 가보지는 못했다. 서울에 살았다면 아마 시간을 내서 갔을 거야.


광복은 빛을 되찾았다는 뜻인데, 축하할만한 날이니 이렇게 즐거운 무대를 꾸미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와 별개로, 요즘 우리나라는 빛을 되찾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잘나가는것 같아서 신기하면서도 놀랍고, 그렇다. 케데헌 열풍을 보며 새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골든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만큼 뜬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흐름을 탄 김에 나도 휴대폰 테마를 케데헌으로 바꿔버렸다.


20250815_094745.jpg





2.

원래 매일 암막커튼을 쳐 두는데, 요즘은 빨래 잘 마르라고 커튼을 활짝 열어둔다. 작은 오피스텔에 볕이 들어오면 온도가 금세 올라간다. 그래도 에어컨을 틀면 되니까, 문제될건 없다. 작은 방에 누워 구름이 떠가는 파란 하늘을 보면 고즈넉한 기분이 든다. 유유자적. 좋고, 행복하다. 이런 풍경은 질리지 않는다. 늘 돌아오고 예번에 봤던 풍경이어도 또 그대로 좋다. 신기해.

20250815_165326.jpg




3.

성당에 가는 일은 솔직히 말하면 조금 귀찮지만 일단 가서 앉으면 차분하게 정리가 된다. 주기적으로 마음을 청소하러 가는 기분이랄까. 합법적(?)으로 노래 부르는것도 좋고. 지금 가진 문제에 대해 정성들여 기도하면 가끔 들어주시기도 한다.


20250817_095328.jpg




4.

윈도우 11로 업데이트하면서 문명 5가 더이상 돌아가지 않아 슬퍼하고 있던게 몇달째, 프린세스 메이커를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J가 바로 할 수 있게 해줬다. 게임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내가 뭐라고 몇마디 하면 J가 금방 모든 절차를 마쳐준다. 여튼 처음으로 해본 프린세스 메이커는 생각보다 재밌진 않았다. 하지만 금세 또 하고 싶어지는걸 보면 중독성 있는 게임은 맞는것 같다. 처음으로 키운 딸은 철학자가 되었다. 너무 공부를 많이 시켜서 그런가. 근데 개인적으로는 왕비나 그런 것보다는 철학자가 훨씬 낫다. 간지 나잖아!


20250817_230730.jpg




5.

7월 말에 더위를 먹은 이후로 계속 몸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고, 전반적으로는 좋지 않았다. 순전히 사무실 온도때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 몸이 약하다는 생각을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20대때도 그다지 튼튼하지 않았고... 회사를 다니는 내내도 작은 병치레가 잦았다. 그러다 지난 회사에서 엄청 무리를 하면서 몸이 거의 방전된것 같다. 그때 망가진 몸은 1년이 지났는데도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흠... 더 빨리 그만뒀어야 하는데... 그래도 그때라도 그만둔게 어디야. 더 큰일나기 전에 그만둬서 다행이었다.


20250817_100646.jpg 자주가는 빵집의 베이글을 매우 사랑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5년 8월 첫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