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아하는 작가가 새 책을 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받아봤는데 그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게 꽤나 실망스러워서 그대로 책을 덮었다. 에세이란 역시 계속 쓸 수는 없는 걸까. 작가의 삶을 소재로 하는 장르여서 다작을 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인지 에세이를 꾸준히 내는 작가는 많지 않다. 소재가 떨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전작만 못해서 실망하게 되는 루트인걸까. 나는 왜 글을 쓸까, 나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나는 언제까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한 계기. 사실 내가 글을 쓰는데 큰 이유는 없다. 내가 대단한 작가인것도 아니고, 딱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라 그냥 기록용으로 이리저리 쓰는거지 뭐. 내가 하는 말들과 내가 쓰는 글들이 좀 더 정성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더해, '그 나이때만 쓸 수 있는 글'이란게 있는것 같아서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일기라든가 하는 가벼운 방식으로 늘 글을 써야겠다.
2.
남편이 와 3일정도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며 놀았다. 주말부부는, 특히 신혼의 주말부부는 애틋하다. 내년에는 함께 살자 약속했지만 상황이 어찌될지는 알 수 없다. 이 애틋함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신혼때 많이 싸운다던데 그러지는 않았으니 나중에 싸우게 되려나. 자기 전에 늘 "잘자, 사랑해"라고 말해주는데 이런 습관은 잘 시작한듯 하다. 언니가 조카들이 자기 전에 늘 하던 말인데 어느새 나도 입에 붙어 남편에게 하기 시작했다. 조금 토라진 날에도 어쩔 수 없이 저 말을 해버리면 어느정도는 풀린다.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신혼이라는, 결혼이라는 얇은 얼음판을 조심조심 걷고 있다. 관계의 속성을 알고 함부로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이들어 결혼해서 좋은점일지도 모르겠다.
3.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잘 받는 편인데 법륜스님은 그게 '명예욕' 때문이라고 하셨다. 물욕과 다름없는 버려야할 욕심이라고. 점점 나아지는것 같긴한데 타고나길 대인 민감성이 높에 태어나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저런 말과 글을 계속 접하면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수밖에. 자꾸 하다보면 좀 나아지기는 한다. 하지만 명백하게 선을 넘는 사람들은 미련없이 돌아서는 편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선을 넘기 않으려고 노력하기는 한다. 그래도 나를 참아주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4.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1년 사이에 일본을 4번이나 가게 됐다. 이번달에 한 번, 또 다음달에 한 번을 가게 되어 준비하는 중이다. 뭔가 가만있질 못하는 운명인가. 고향으로 돌아와 차분하게 정착하나 싶더니 어떻게든 이리저리 돌아다닐 일이 생기는 구나.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