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by 조여름


항상 입으로만 글을 쓰는 나지만(에세이는 왜 또 갈아엎은건지) 나름 진지하게 작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곤한다. 시장에 글을 팔아서 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어딘가에 소속되어 글쓰는 일을 하고 있으므로 밥그릇이 달려 있는 건 맞다.


처음 AI가 나오고 할리우드 작가들이 파업을 벌인다고 할때, 그때부터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했지만 딱히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웹소설계에서는 AI를 강하게 반대하는 움직임이 보였고 지금도 AI로 소설을 쓰는건 금기시 되어 있다. 사람들은 대충 쳇GPT에 돌리면 글이 나오는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지만 AI는 그럴듯한 글을 써줄 뿐, 그대로 외부에 나가면 욕먹을 정도의 퀄리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발달하는 AI를 보면 헉하고 놀라기도 한다. 오늘 제미나이에 몇가지 키워드를 넣고 산문을 써달라고 했을때, 이렇게 높은 수준까지 왔다는데 놀라고 말았고 점점 내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AI에 관한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보며 AI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해보았다. 법륜스님은 그 흐름에 맞춰서 적응하면 된다고 하셨고, 다른 저명인사들은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리 대비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어떤 사람은 독서를 하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돈을 모으라 했고, 어떤 사람은 남이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걸 하면 되는거 아니겠냐는 말도 있었다. 그 많은 강연을 보고 내가 느낀건 "아, 지금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구나."하는 것이었다. 결국 법륜스님 말씀처럼 그 시대에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짊어진 멍에일지 모르겠다. 학부모가 보자마자 헉, 하고 놀랄것 같은 썸네일도 많이 보인다. 자식의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이 가장 고민이 심할 것이다. 미래에 더 필요해진다고 해서 개발자로 갔더니, 그 개발자가 현장에서 모두 AI로 대체되는게 현실이됐다. 공부 잘하는 이들만 모아둔 회계사, 변호사도 신입을 안뽑으려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아예 신경 안 쓸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답을 찾지도 못하는 거대한 AI의 굴레에 전 세계 사람들이 파리끈끈이에 붙은 것처럼 빠져 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지 않은가.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말인데(출처가 기억이 안난다 아마 강신주 박사님이 하신 말씀인듯하다) "다 같이 겪는 난리는 난리가 아니"라고. 어차피 모두가 혼란스러우면 다 똑같이 가는거니 그냥 어떻게 될지 지켜보면 되는거 아닐까. 기본소득 시대로 가든, 기술을 더 배워야 하는 시대로 가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건 흐름을 지켜보며 시대와 함께 노니는 수밖엔 없다. 우리가 고민만 하고 있을때, 누군가는 AI를 써서 돈을 벌고, 콘텐츠를 발행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차피 시대는 사람의 속도를 맞출 수밖에 없다. 엄청난 전쟁이 일어나거나 세상이 망할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또 적응하고 살아가면 된다. 그러니 AI가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에 대한 고민은 이제 그만. 어차피 지금은 아무도 미래에 살 수 없으니, 그럭저럭 현재를 살아보자고.



0001460308_001_20251107145317115.jpg 사진 : MBC 뉴스


쓸데없는 고민할 시간에 하수석님이 쓰신 책이나 읽어보기로 했다. 귀여워. 수석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여

매거진의 이전글나이가 들면 권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