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번째 일본여행
1.
일본을 딱히 좋아하는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1년 사이 4번이나(정확히는 8개월 사이) 일본을 다녀오게 됐다. 도쿄 3번, 후쿠오카 1번이니 도쿄는 이제 더이상 가지 않아도 아쉽지 않을 것같다. 이번에도 딱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언니가 가고 싶어하고, 또 언니가 같이 가달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주섬주섬 짐을 쌌다. 비행기와 숙소, 공항 리무진을 예약하고 코스까지 짜면서 가이드가 된 기분이었는데, 혹시나 언니와 조카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을 정말 많이했다. 그래서 더더욱 스스로 즐기기 어려웠던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2.
일본을 자주 가다보니 일본음식이 물린다. 대부분이 간장베이스에 달고, 짜고, 기름진 맛 밖엔 안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순간부터는 음식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 분명 처음 도쿄에 갔을때는 음식도 맛있게 먹었던것 같은데 어째서일까? 내 기억이 너무 미화되었나? 비싼걸 먹어도, 구글 평점이 높은 곳을 가도, 싼걸 먹어도, 즉흥적으로 들어가도 대부분 맛이 없었다. 아마도 일본 음식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진 모양이다.
3.
츠타야 서점에 갈때마다 일어를 잘하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 확실히 출판 강국이야. 내 취향에 맞는 책이 많았지만 읽을 수 없으니 집어 들었다 다시 제자리에 둔다. 언어를 많이 하는 사람은 그만큼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부러워. 영어든 일본어든 잘하는 사람은 정말 부럽다.
4.
우에노공원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었는데, 언니가 "저 아저씨 감자는 안팔린다"고 말했다. 우리는 야끼소바 2개, 다코야끼 1개, 십엔빵 1개를 먹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신경이 쓰여 유심히 지켜봤다. 어떤 청년 하나가 찐감자를 사갔고, 또 맞은편에서 초코바나나를 팔던 할아버지도 사갔다. 나는 궁금했다. 정말 장사가 안되는건지 아니면 우리가 보는 동안만 안팔린건지. 감자를 파는 아저씨의 테이블엔 튼실한 감자가 놓여있었다. 뭔가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600엔을 주고 하나 가져왔다. 여러가지 소스가 있었는데, 나는 명란 마요네즈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도 이 찐감자가 제일 맛있었다. 야끼소바와 다코야끼보다 훨씬 맛있었다. 이미 많이 먹은 조카들도 맛있었는지 너도나도 젓가락을 갖다댔다. 확실히 맛있어서 찐감자가 이렇게 매력적이란걸 처음 알았다. 이럴수가. 정말 맛있구나. 마케팅이 부족해서 잘 안팔릴뿐, 상당히 괜찮은 길거리 음식이었다. 우리나라 휴게소의 알감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포슬포슬하고 넉넉한 맛이었다.
5.
요 귀여운 아이는 사올걸 그랬나, 도쿄 자주갔다고 너무 심드렁해서 제대로 쇼핑을 못 즐긴것 같아서 약간 아쉽다. 그래도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먹을걸 사왔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