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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ti fragile Jan 23. 2018

강아지, 고양이 밥그릇은 꼭 둥글어야 할까?

오각형 사료 그릇을 만든 이유

KEY QUESTION : 반려동물 밥그릇 꼭 둥글어야 할까?


 많은 반려동물 용품들이 사람의 제품을 흉내 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옷을 흉내 내는 코스튬 같은 옷으로 개의 신체 언어를 방해하기도 하고, 사람의 가구를 단지 작게만 만들기도 합니다. 반려동물 식기 또한 사람의 밥그릇을 본뜬 그대로, 발바닥 무늬나 뼈다귀 모양을 하나 그려 넣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개, 고양이는 서로 완벽히 다른 종 (species)입니다. 치아 구조도 다르며 먹는 음식도 완벽히 다르죠. 사람의 음식은 습기가 많고 뭉치는 특성이 있으며, 사람 입에 들어가는 숟가락이 모나지 않고 둥글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과 잘 부합하도록 그릇 또한 대부분 원형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90% 이상의 개, 고양이는 건사료를 먹습니다. 건사료는 수분이 10% 미만의 건조하고 동그란 알갱이입니다. 이 건조한 알갱이들은 일반적인 원형 보울 내에서는 개, 고양이의 입을 피해 빙글빙글 돌곤 합니다. 뭐 어쨌든 먹을 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밥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편안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와 고양이가 주로 먹는 건사료는 습기가 없고 잘 움직입니다..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다르니, 음식을 담는 식기 또한 달라야 합니다. 사람의 제품을 흉내 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사료의 특성에 맞춰 반려동물의 식기도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퍼플네스트라는 회사명에서 따와 사료그릇에 대한 재정의 프로젝트 '네스트보울'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01.모양에 대한 고찰

 

원형의 사료그릇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저희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사료 그릇이 원형인 이유는 아무 이유 없다. 

 저희는 사료 알갱이가 빙글빙글 도는 것을 막아주는 적절한 지지각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삼각형의 60도는 알갱이가 끼일 수 있고, 사각형의 90도는 여전히 너무 뾰족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각형을 생각했습니다.

오각형 식기는 관행을 벗어난 것일 수 있지만, 그래서 저희는 치밀하게 테스트하고 수정해왔습니다.


 우리가 만들 오각형은 생각보다 이상적인 각도였습니다. 오각형의 108도 내각은 날카롭지 않은 둔각으로 안전하고 알갱이가 끼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지지각을 만들어 식기 안의 키블이 빙빙 돌지 않게 함으로써, 침착한 식사를 도울 수 있습니다. 특히 구강 구조가 납작하여 음식을 잘 집어 올리지 못하는 견종, 묘종들 (시츄, 프렌치 불독, 이그조틱 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각형은 기존 원형보다 훨씬 잘 집을 수 있습니다.



02. 소재에 대한 고찰

 

많은 고양이 집사 분들이 턱드름 고민 때문에 도자기로 만든 식기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네스트보울'의 소재를 고려함에 있어 도자식기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주인이 곁에 없어도 안전할 수 있는 깨지지 않는 소재여야 했습니다. 그때 떠올린 것은 유아용 식기였습니다. 

플라스틱은 도자식기보다 유용합니다.

 유아 식기의 최우선 조건은 안전입니다. 깨지지 않아야 하고, 인체에 무해해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유아용 식기들은 무독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질 플라스틱의 경우 유해물질이 검출되기도 하며, 내구성이 떨어져 긁힌 틈 사이에 세균이 번식하여 턱드름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네스트보울은 무독성 소재를 찾아야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환경호르몬 성분 (DEHP)이 없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가볍고, 깨지지 않고, 끓는 물 살균과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사료그릇을 만들었습니다. 

끓는물 살균과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합니다.



03. 급여량에 대한 고찰

 

 우리의 그다음 고민은 실내 동물이 되어가는 강아지 고양이의 비만 현상이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개, 고양이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비만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적당량 급여에 대해 고충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매일 계량컵으로 베이킹하듯 사료를 줘야 한다면 참 갑갑한 일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사료급여 과정이 계량컵을 거치지 않고 사료통에서 바로 쏟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지만 이러한 번거로움이 누적되어 피곤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네스트보울은 보울 자체에 계량 눈금이 있어 계량컵이 따로 없어도 정확한 급여가 가능합니다. 이제 더 이상 계량컵에 따로 쏟고, 관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네스트보울은 보울 자체에 계량 눈금이 있어 별도의 계량컵 없이도 간단하게 급여량 측정이 가능합니다.



04. 높이에 대한 고찰


식탁 없이 먹는 것은 얼마나 불편할까?

 

 우리는 항상 밥 먹을 때, 밥상 혹은 식탁 위에 음식을 놓고 먹습니다. 땅에 놓고 먹기에는 자세가 너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강아지, 고양이는 원래 땅에 놓고 먹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땅에 놓인 사냥감과 다르게 사료는 그릇의 테두리가 있기에 수평이 아닌 목을 들어 수직으로 내려다보며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합니다. 

또한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의 그릇은 활발한 강아지가 있을 경우 엎어지거나 쏟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거운 철제로 강아지/고양이의 평균 키를 고려한 지지대를 만들었습니다.  


 네스트보울은 소형견 및 고양이를 위한 short 스탠드와 중형견을 위한 long 스탠드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코팅 처리된 메탈 소재의 스탠드는 적절한 무게감으로 안정감 있게  보울을 지지하며, 적절한 높이감을 주어 좀 더 편안한 식사를 돕습니다. 

중형견 (바닥으로부터 키가 30cm이상, 체중 9kg가량) 의 경우 long 스탠드를 권장합니다.



이렇게 개발한 네스트보울은 퍼플스토어 출시보다 크라우드 펀딩 출시를 먼저 하였습니다. 오랜 기간 우리가 고민하고 연구 한끝에 내놓은 해답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해결해줄 수 있을지 알고 싶었고, 크라우드 펀딩은 보다 냉정하게 우리가 내놓은 해답의 옳고 그름을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주소 :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6607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피드백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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