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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r 01. 2016

모성애의 발명

'엄마'라는 딜레마와 모성애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저/이재원 역 | 알마


사놓고 꽤 오랜 시간 안 읽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왜 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느 일간지 서평이 자극적으로 와 닿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 추론할 수 있다. 다 읽고 나니 그 서평이 다시  궁금해진다. 그리 매력적인 내용이 없다. 페미니즘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은 전투적이거나 선동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약자들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니 그다지 독서의 맛은 없다. 남자라서 그런가..... 


읽다 보니 자꾸 어디선가 본 듯한 문장, 어디선가 읽었던 내용들인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한 번 읽은 책은 아닌지 확인해 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저자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아, 울리히 벡의 부인이었구나. 같이 쓴 책 [사랑은 지독한  혼란]을  오래전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에서  도움받은 게 많다. 좋은 책이다. 이 책은 그 책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 책이 근대 자본주의 형성기에 가정, 사랑, 남녀 관계, 섹스에 관해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라면 이 책은 거기에 더해 출산과 모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그 논의를 현재 시점까지 확장시켰다. 논의의 주제는 하나로 모아진다. 저출산이다. 저출산은 최근 트렌드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미 존재했었다. 토지에서  쫓겨났지만 사회복지 시스템은 미약한 초기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  그 전례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출산율이 높아진 시기도 있었고 60년 이후 다시 낮아지기 시작해서 현재에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출산율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저출산이 문제라는 의식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출산이 정말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종의 이기주의가 아닌지 모르겠다. 지구적 관점에서 본다면 특정 종의 이기주의일 수 있다. 아무튼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자. 그리고 저자는 나름 솔류션을 제안한다. 두 가지 솔류션이 현재 (2000년 초 독일) 있다고 말한다.


모델 1 : 여성의 특수한 역할로 되돌아가는 전진

모델 2 : 평등에 다가갈수록 늘어나는 아이들


답은 단순하다.


아이를 가지려는 마음에 제동을 거는 것은 여성의 직업활동 자체가 아니라 아이와 어머니에게 적대적인 주변 여건이다. P 35


말하자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야 ‘예스’, 즉 개인적으로 아이를 원하는 것 역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P 159


여성은 어머니가 되는 일을 가능한 눈에 띄지 않으며 효율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그 일을 해내는 여성은 근대의 축복에 참여해도 된다는 약속을 받게 된다. P178


아이를 낳지 않거나 더 이상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는 이유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더 확실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와 “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배우자에게 좀 더 확실한 일자리가  필요하다”였다. P 188


학자들이 제안하는 것은 동반자 관계, 남녀평등, 여성해방이다. 독립과 자기 인생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기대를 수용해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P 221


남자 혼자 벌어 한 가족이  먹고살기 힘들다. 함께 벌어야 한다. 여자들을 가정 밖으로 강제 추방해놓고 출산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나치 치하에서도 없었다. 남성과 평등한 조건하에서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출산과 육아가 결코 직장생활, 사회생활, 자기 인생에 있어서 핸디캡이 되지 않은 사회. 남녀가 평등한  사회!!!

그래, 멀지만 가야겠지. 갑자기 출산하고 육아해서 자녀를 성장시킨 모든 엄마들이 더 위대해 보인다. 진심으로...... 


++


1장 인구학 논쟁: 이슈가 된 출생률 감소
2장 나만의 인생이라는 기회와 강요
3장 모성애의 역사
4장 제1차 출생률 감소: 19세기 말의 여성과 어머니
5장 전통적인 이상과 변화의 징조: 1950년대와 1960년대
6장 제2차 출생률 감소의 시작
7장 출생률 감소가 계속된다: 1965년부터 현재까지
8장 미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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