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관한 에세이 4
비극의 주인공이 겪었던 그 지난한 과정이 내 안에 들어와 생겨나는 카타르시스는 기본적으로 시간에 대한 불안한 동의에서 출발한다. 배우를 통해 스토리를 수용하면서 동시에 시간의 덧없음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배우와 나를 묶는 것은 시간이다. 배우는 시간을 살아왔고 나는 시간을 보고 있다. 이제 저 시간은 내 시간이 된다. 카타르시스는 동의하는 순간에 주어지는 아주 짧은 축복이다. 인생은 비극이라 여러 번의 카타르시스가 필요하다
희극은 존재를 순간에 머물게 한다. 웃음은 낯선 장면에서 터져 나온다. 흐름이 아니라 멈춤과 멈춤의 연속이다. 늘 배반당한다. 흐름이 없기 때문이다. 예측이 안되고 순간에 머문다. 고귀한 비극과 우스운 희극이 여기에서 나온다. 인간적이지 않아서 광대들의 몫이었다. 예수가 웃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이 흘려야 종말이 오고 저 세상에 갈 수 있는데 광대가 막고 있다. 그 광대에 관한 이야기를 쓴 사람이 움베르토 에코다.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