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에 관하여

반복의 시간관, 삶의 일상적 긍정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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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에 관하여


먼 바다 위로 올라오는 붉은 덩어리는 늘 사람을 흥분시킨다. 그 덩어리가 내 안에 들어와 생명을 잉태시킨다. 다시 삶의 열정이 끓어오르고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삶이 다시 시작되고 축제가 열린다.


어제의 그 태양인데도 모든 것이 경이롭다. 분명 어제 내가 본 태양이 오늘 다시 떠올랐는데 나에게는 천지창조 첫날의 감격으로 다가온다. 다시 희망이다. 어제의 일상과 오늘의 기대가 일출 하나로 극명하게 분리된다.


삶은 반복에서 시작되고, 그 반복에서 에너지를 흡수한다. 반복된다는 것, 반복될 수 있다는 것, 어제가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다는 것의 자기 확인이다. 자기 확신이다. 어제가 있고 오늘이 있으면 분명 내일도 있다.


반복의 시간관, 순환의 시간관은 결국 삶의 일상적 긍정이다. 일상적 긍정!!! 이것이 힘이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매일 매일 눈 앞에서 장관이다. 해가 뜨고 날이 밝아 온다. 태양 에너지가 온 누리에 폭포처럼 내려온다.


해가 뜨는 저 먼 곳에 이어도가 있다. 시간이 영원히 순환하는 곳, 멈추지 않고 흐르되 그 끝이 종말이 아니라 어느 순간 다시 젊음으로, 청춘으로 새벽 그 여명의 붉은 덩어리로 시작되는 곳. 이어도가 있다.


매일 치솟아 올라오는 그 붉은 덩어리, 그 붉은 덩어리와 함께 시작되는 내 일상의 욕망.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잠시 꺼질 것 같지만 해뜨기 전 여명만 잠시 견디면 다시 그 찬란한 감격의 순간. 검은 바다 위에서 어둠을 물리치고 다시 시작되는 천/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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