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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r 30. 2016

조선잡기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조선잡기 :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혼마 규스케 저/최혜주 역주 | 김영사


아래는 이 책에 대한 공식 서평이다.


“혼마 규스케가 1893년 조선에 들어와 견문하고 정탐한 내용을 관련 항목끼리 재구성하여 간행한 책이다. 이 책에는 근대 일본인의 시각으로 조선의 문화와 문물, 풍속을 접하면서 느낀 점 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이 같은 소회에는 '문명국' 일본이 조선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는데, 때문에 조선은 순진함, 무사태평과 함께 불결, 나태, 부패 등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러한 부분에서 아시아에 영향을 미친 '서구적 근대화'를 발견하고, 아시아의 아시아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을 제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이 지닌 사료적 가치 때문이다. 이 책은 다른 견문기나 서양인의 여행기 등에 비해 당시 조선의 풍습과 민중들의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고, 당시 일본이 조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모든 시선은 기본적으로 “타자의 시선”이다. 굳이 “타자의 시선”, “오리엔탈리즘”,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아도 사람들은 판단할 줄 안다.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1893년으로 돌아가서 우리 선조의 모습을 보고 기록한다면 그것은 “타자의 시선”이 아닌 “자기의 시선”이 될 수 있는가? 모든 기록과 그 기록을 해독하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자기와의 거리두기에서 시작한다. 일기조차 그러하다. 독서는 그래서 시작된다. 


오랜만에 독서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바쁜 와중에도 계속 독서하고 싶었지만 한 번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었다. 이 책은 다시 독서하는 첫 순간에 읽은 책이다. 가볍고 부담 없는 책이다. 또 그리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책도 아니다. 그냥 구한말 풍경을 찍은 사진 중 몇 개를 감상한 느낌이다. 구한말 해외 선교사들의 자서전에 나오는 에피소드들, 백범 김구 자서전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하나 조금 더 디테일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 한인은 실로 이와 같이 교묘한 문자를 가지고, 왜 고생스럽게 일상의 서간문까지 어려운 한문을 사용하는가. 이것은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바이다  p 19 “


중요한 언급이다. 한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되지 못했다. 한일 간 근대화의 출발이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언어에 있다.  


“ 우리로 하여금 거의 아프리카의 내지 여행을 연상시키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p 24 “


당시 조선은 일본인이 보기에 아프리카였단다!!!!  낙후지역을 '아프리카'로 명명하는 역사가 꽤 길다. 


“ 나는 일찍이 신분이 높은 사람의 혼례에 20여 명의 묘령의 여자가 말 위에서 유유히 앞서 호위하고 경성을 조용히 지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P 72 “


처음 듣는 이야기다. 남사당 패와 같은 유랑 가극단 인가 


“ 한인이 개를 부르는데 ‘워리 워리’라고 한다. P 109 “


워리 워리의 역사가 꽤 깊네. 영어인 줄 알았는데..... 


“ 도로의 배설물에는 참외씨가 넘쳐 색이 파랗다 “


그런가? 


“ 한인은 우리나라의 부녀가 다홍치마를 바람에 날리며 하얀 정강이를 드러내는 것을 보고 웃는다. 우리나라 사람은 조선의 부녀가 유방을 일광에 드러내 놓고 걷는 것을 보고 웃는다 p 258 “


재미있는 문화적 차이네....


시간 나면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다르게 본다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


『조선잡기』 서문 : 한산의 풍운이 정말로 급박하다!

글머리에 : 『조선잡기』는 어떤 책인가?

1부, 지금은 기백이 완전히 죽었다(언어와 역사, 그리고 조선인의 기질)
언어와 문장 / 언문과 이두 / 가야駕洛라는 국호/ 가라시駕洛食 / 먹는다고 하는 말 / 대ㆍ중ㆍ소화小華 / 독립한 적이 드물다 / 한인은 단순하다 / 지금은 기백이 완전히 죽었다 / 어른에 대한 예식 / 싸움 / 무사태평 / 야비野鄙 / 풀草本 / 기후 / 호랑이와 산고양이

2부, 동학당의 괴수와 만나다(궁궐, 정치와 관료들의 사정)
국왕전하 / 왕거 / 혼돈을 구별하지 못하다 / 상소 / 과거급제 / 법정 / 형벌 / 무관 / 병정 / / 지방관 / 안성 군수 / 관인은 모두 도적 / 향응 / 나라를 근심하는 사람 / 동학당의 괴수와 만나다 

3부, 의식주와 기이한 풍속(풍속과 생활상, 그리고 습속)
묘지 / 상인喪人 / 혼인 / 조혼 / 조선의 부녀 / 창기 / 창기집 / 처를 손님에게 내놓다 / 남색 / 가마 / 만국의 첫째 / 관의 종류와 모자를 써야 하는 법 / 평상복 / 두루주머니 / 엿장수와 신발수선 / 부인의 기호 / 우산 / 뜨개질 / 세탁과 다듬이질 / 어린아이의 장난감 / 서방과 어린아이 / 지게꾼 / 남자무당 / 질병자 / 방房이라는 글자 / 남은 음식을 탐하는 것 / 상어고기 / 조선의 소금 / 정월놀이 / 풍년춤 / 잉어깃발 / 작은 백지 깃발 / 귀신을 쫓는 부적 / 개 / 고양이와 소 / 교외의 사냥 / 산목 / 하마비 / 하늘의 재앙 / 변소

4부, 시장과 거리, 양반과 평민(경제와 사회상)
지폐에 대한 평 / 통화 / 통화의 운반 / 객주 / 경성의 금리 / 경성의 큰 통로 / 도로 / 인삼 / 경성의 책방 / 경성의 종루와 지방의 고루 /시장 / 남대문의 아침시장 / 한인의 물건 파는 광경 / 복권(만인설) / 가뭄 / 농기구 / 농작물을 재배하는 밭 / 제방 / 공동정신 / 목축업 /토지소유대장 / 절영도 / 친척의 변상 / 양반과 상한 / 양반족 / 상한족 / 기생 / 노예제도 / 장례 / 여의사 / 정려문 / 일거양득 / 복통약 /에다穢多_백정 / 유일한 이로움 / 우두의사 / 인천 / 송도 / 조령 / 사원 / 통도사

5부, 무예는 궁술만 남았다(문화와 예술)
무예 / 종교 / 석무정石無情 / 좋은 시화 / 속된 노래 / 기둥에 쓰는 글 / 시를 짓다 / 고 기와와 토우 / 골동품

6부, 청국의 야심과 일본의 열세(외국인과 국제관계)
방척주의 / 일본인과 청국인의 세력비교 / 청국의 야심, 한정의 유약, 일본의 무위 / 경성에 있는 일본인 관리 / 싼 물건 판매 / 중국인 / 신문지 / 교육의 일반 / 일본어 학교 /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 / 부정한 과세 / 부산에 있는 한국 부인 / 어민보호 / 조선에 있는 일본인 승려 /우물안의 개구리

7부, 목욕탕인가 초열지옥인가(조선정탐의 고락과 일담)
십리표 / 여름 여행 / 해주의 목욕탕 / 주인이 잡혀가다 / 조선의 옛 기물 / 선착장 / 약행상 / 여행자의 휴대품 / 요리점과 여관 / 촌락 /시가의 불결 / 시가의 불결 / 길옆의 부뚜막 / 나쁜 새 퇴치 / 도적 / 새옹지마 / 나쁜 새 퇴치

8부, 잡조雜俎 : 기타 자잘한 정탐 내용들

해제 : 일본은 19세기 조선을 어떻게 인식했을까?
부록 : 사진으로 보는 19세기 말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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