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수화기 저 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공중전화
내 그 소녀는
아직도 수화기 저 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바래다주고
다시 보고 싶어
정거장 옆 공중전화 박스
마지막 시내버스
떠날 때까지
들려오는 그녀 목소리
아직도 수화기 저 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내 그 소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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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없던 시절, 한 번 이별은 영원한 결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별은 사실상 사별이었다. 그래서 한 번 맺은 인연을 그토록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었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의 큰 인연이었다는 표현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인연’이라는 표현은 모든 연인들에게 ‘운명’과 같은 무게로 와 닿았다.
쿨하게 헤어진다 하더라도 기억과 추억을 일시에 Reset 시킬 수는 없다. 술 한잔 하면 생각나기 마련이다. 세상이 좋아져 물리적으로는 항상 연결할 수 있다. 전화를 하고 싶다. 할까 말까... 고민한다. 목소리라도 듣고 싶다. 내 그 소녀는 아직도 수화기 저 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만나고 돌아서도 다시 보고 싶어 정거장에서 막차가 올 때까지 통화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전화하면 받을까....
자주 생각날까. 가끔 생각날까. 언제쯤 잊힐까. 운명이라 영원할까. 그리워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