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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y 09. 2018

진리가 너희를 구속하리라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봄학기에 강의하는 ‘과학기술의 사회학’ 교과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싶어서 참고자료로 구매했는데 강의가 없어지는 바람에 방치하고 있다가 최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대학교 신입생 교양교재로 쓰면 정말 좋은 책이다. 인문학 교수가 전교생 대상으로 강의하기에 좋은 교재다.  


저자의 박식함이 일단 첫째 미덕이고 성실함과 친절함이 더해져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다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다. 저자의 생각이 많이 녹여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친절한 인문학 안내서다. 끝 부분 소제목이 ‘겸허의 과학’과 ‘획일적 사회를 넘어서’라는 것을 보면 쉽게 느낌이 온다.  


좋은 표현이 많지만 그중 하나만 기록해 둔다.  


저는 인간이 진리를 갈구하는 것은 종교적 열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특히 일신교인 기독교의 독실한 신자였던 유럽인들이 과학을 처음으로 제대로 발전시켰을 때 가지고 있던 관념의 유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 163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지만 저자의 이런 문제의식은 중요하고 또 소중할 수밖에 없다. 진리에 대한 집착으로부터의 탈출, 이것이 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시작과 끝이다.


내 지인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고 그 자녀들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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