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열 Jan 11. 2016

데리다를 읽는다 바울을 생각한다

데리다의 언어로 바울을 이해하기 

데리다를 읽는다 바울을 생각한다


바울에 대한 현대 철학자/신학자들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종교적 도그마의 완성 또는 새로운 종교의 기획자. 물론 둘 다 논쟁적이다. 어느 쪽 결론이 나더라도 바울이 문제적 인물이라는 사실에는 다 동의한다. 헤브라이즘은 지금도 유효하고 여전히 파워풀하기 때문이다. 그 시작이 바울이다. 성서에 그의 저작이 제일 많다. 대부분 이론적/논쟁적 내용이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독서는 상대적으로 바울에 대한 비중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 예수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울이 하나의 독립된 챕터가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때 바울은 여러 얼굴로 등장한다. 우선 예수를 성채 안에 가둔 바울이 우선 등장한다. 성문을 굳게 닫고 예수 대신 섭정을 시작한다. 문동환 교수의 [예수냐, 바울이냐] 가그 한 사례다. 문 교수는 바울을 비판적 시각으로 본다. 이런 시각은 존 포츠의 [카리스마의 역사  : 사도 바울에서 버락 오바마까지 2천 년 간 내려온 카리스마의 역사와  의미]에서 좀 완화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본질적으론 바울의 섭정이 계속되고 있다. 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 은 섭정의 이론적 프레임을 설명하고 있다. 구약의 모세와 바울이 동일 캐릭터로 등장한다. 유식한 바울이 구약의 여러 구절을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테드 W. 제닝스의 [데리다를 읽는다 바울을 생각한다]는 섭정의 바울을 어느 정도 해체시킨다. 우선은 신학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해체시켜 결국 예수를 다시 등장시키려 노력한다. 그 키워드는 정의다. 정의와 (율) 법의 계속되는 교환 관계에서 혁명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신학적으로 그 솔류션은 선물, 은혜, 대가 없이 받은 것 / 받는 것이고 역사적 사건은 십자가다.  대가 없이 받았으니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아의 법을 로마서를 통해 계속 강조하고 있다. 법 바깥의 정의와 정의의 순환 속에서 벗어남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바울을 데리다를 통해/데리다의 언어로 이해하고 있다. 데리다가 바울을 인용한 이유는 좌파 철학자의 정치적 담론 구성에 바울의 코즈모폴리턴 속성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길은 교환경제를 해체하는 것이다.  주고받는 관계가 지속된다면 다시 교환 경제로 귀속된다. 사회주의 역시 큰 틀에서는 교환경제의 한 부분이다. 교환경제의 급진적 해체의 실마리를 데리다는 바울에게서 찾았다. 

 쉽지 않은 책이다. 추상적 담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역자의 후기와 8장의 결론이 없으면 계속 몽롱한 상태로 독서했을 것 같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이제 바울은 그만 읽어야 되겠다. 

++


서문 

1장 서론 
공중 앞에 선 바울 
인문학적인 읽기 | 정의(의로움이 아닌) | 내면적/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적인 것 | 유대인과 이방인 
왜 데리 다인가? 데리다와 정의의 문제 | 데리다 그리고 바울의 문제 | 니체, 데리다, 그리고 바울 

2장 법 너머의 정의 
(율) 법의 탈-정당화로서의 서사 
「법 앞에서」 | 법의 상대화 
데리다, 법과 정의에 대하여 해체와 정의/정의로서의 해체 | 정의와 법의 불안정한 구분 | 정의와 법의 상호작용 | 법(들)과 권리(들) | 보복적 정의 그리고 분배적 정의를 넘어서 | 환대의 법(들) | 종말론적 정의 
바울과 탈-법적 정의 신적인 정의 | 정의 대 (율) 법 | 모세와 로마 | (율) 법의 필연성 | (율) 법의 불안정성 | (율) 법 과육 신 | 정의 그리고 분배적/보복적 정의 | 정의의 미래 

3장 힘, 폭력 그리고 십자가 
데리다 
발터의 마지막 이름 
바울과 십자가 
약한 그리고 강한  
권위 

4장 선물로서의 정의 
데리다 사유에서 제시되는 선물과 부채 정의에 대한 [선물의] 관계 | 선물의 불가능성 | ‘기독교적 의미의’ 선물 
바울과 은혜 
은혜와 선물 | 은혜와 정의 | 은혜 대 (율) 법 | 부채/행위에 외부적인 것으로서의 은혜 | 구별의 불안정성 | 얼마나 더 많이 | 지식의 너머 | 사건 

5장 부채를 넘어선 의무 그리고/또는 믿음의 순종 
부채를 넘어선 의무 
(다시) 불가능한 것 | 사랑의 문제 
믿음의 순종 

6장 환대, 윤리, 그리고 정치 
데리다, 환대에 관해서 
바울에게 있어서의 환영 
아브라함 | 환영| 메시아의 환영 
코스모폴리타니즘 
정치적인 것 

7장 용서 
데리다: 용서에 관하여 용서와 그 아포리아 | 용서와 선물 | 용서와 법 
바울: ‘사면’에 관해서 용서 그리고/또는 축복 | 자비로움 그리고/또는 용서 | 용서할 수 없는 그리고 무조건적인 | 이중 구속 | 이중적 용서 | 정치적 효과들 

8장 결론 
해체에 대한 믿음 

추가적인 고찰을 위해 
협상에 나선 바울 | 메시아 성과 메시아 | 신의 문제 
‘기독교 철학자’로서의 데리다 

참고문헌 

옮긴이 해제 


매거진의 이전글 커뮤니케이션 권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