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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an 13. 2016

Coop Taxi, 테크놀로지와 휴머니즘의 랑데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그 방아쇠를 당겼다


 사회주의는 그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늘 실패해왔다. 왜 제대로  뿌리내린 나라가 없을까. 가끔 궁금해진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치, 사회적 혼란기에 혁명가들이 나타나서  새로운 나라에 대한 환상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열정적으로 설파하고 다닌다. 이런 선동이 초기에  진압당하는 경우도 있고 꽤 오랜 기간 유지되어 실험적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리고 그 결말은 대체로 참혹하다. 중국처럼 자본주의에 포섭된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스탈린 같은 인물이 등장하면 피바람이 분다. 누구, 무엇을 위한 사회주의인지  막막해진다. 권력은 인민에게 나오고 당은 그 인민을 대표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소수 리더에 의해 권력이 독점 행사된다. 무력, 자본, 정보가    다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정작 인민들은 권력 행사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문제는 그 독점에 있다.


 택시업계는 항상 불황이라고 주장해 왔다. 사실이다. 국토교통부 분석에 의하면 택시의 과잉 공급이 심각해 현재 기준 20 % 정도를 감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택시 운수업은 이미  오래전에 3D 업종으로 분류되어 왔다. 법인 택시 기사 평균 월급이 120 ~ 130만 원 수준이다. 혼자  먹고살기도 힘든 금액이다. 당연히 이직률도 심하고 점차 노령화되어 가는 추세다. 근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감이 안 난다. 택시가 그렇게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면 택시 타기가 수월해야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낮에는 돌아다니는 택시가 보이지 않고 저녁 이후에는 택시 잡기가  힘들다. 택시 한 번 타려고 한참을 고생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투덜투덜 거리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다. 택시 기사와 소비자 둘 다 고생이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나온 아이디어가 우버 택시 (Uber Taxi) 다. 모바일 어플을 다운받은 차량 소유자와  차가 필요한 사람을 연결시켜 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이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이 서비스가 2014년 국내에 도입되면서 찬사와 규제를 동시에 받게 됐다. 규제 이유는 불법 영업행위라는 것이다. 돈을 받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관련 법에 의해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하는데 개인 소유 차량의 경우 분명한 영리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등록 없이 영업행위를 한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주장이다. 불법 노점상과 같다는 이야기다. 이런 규제를 피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등장한 것이 카카오 택시다. 다음카카오에서 나온 모바일 어플 카카오 택시를 통해 택시 기사와 소비자를 ‘무료로’ 연결시켜 준다.  다음카카오는 일단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입자가  많이 확보되면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가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어플 카카오 택시 안에 고급택시 호출 기능을 추가하여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Coop  Taxi는 국내 최초 협동조합 택시회사 한국 택시 협동조합의 브랜드다. 택시 기사들이 일정 금액을 출자하면 조합원이 된다. 이익은  조합 운영에 필요 경비를 제외하고 조합원에게 분배된다. 하루에 평균 12 ~ 14만 원씩 나가는 사납금이 없어진다. 서비스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택시 기사도 소비자도 서로 좋은 시스템이다. 협동조합  택시 회사는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협동조합 택시의 성공 가능성과 확장성의 출발은 우버  택시, 카카오 택시 등과 같은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출발한다. 고객과 택시 기사가 항상 연결되어 있다. 택시 기사 스스로 영업 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다. 영업 활동을 더 이상 우연에 맡기지 않아도 된다. 정보가 늘 공개되고 공유되면서 개인들은 독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굳이 회사 택시에 종속될 필요성이 없다. 제조업이나 유통업과    달리 택시 기사의 경우 회사에서 해주는 일은 별로 없다.  개인택시가 가능한 것도 그 이유다.


 Coop  Taxi는 모바일 네트워크가 만들어 낸 재미있는 시도다. 만약 우버 택시, 카카오 택시 등과 같은 새로운 솔류션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Coop  Taxi는 기존 택시 회사 대비 특별한 경쟁력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자본과 정보의 취득, 활용 등에 있어서 조합보다 효율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보가 공개, 공유되면서 조합원들은 합리적인 영업, 경영을 할 수 있고 그 결과 역시 공유하게 된다. 사회적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기업 자본으로부터 일정 정도  벗어나게 되면서 구성원들을 위한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한 어떤 시도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그 방아쇠를 당겼다. 계속 잘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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