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19_29 (0929)
김장용 큰 무 밭입니다. 지난주까지는 무척 좋았어요. 아,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초토화됐습니다 ㅠㅠㅠ
고라니로 추정됩니다. 싹을 싹둑 잘라먹었습니다. 빨간 원 안에 싹둑 잘린 모습이 보이지요 ㅠㅠ. 가을 농사 망쳤습니다. ㅠㅠㅠ
거의 전부 초토화됐습니다. 큰 무, 총각무. 주로 무 싹을 절단 났습니다.
갓은 별 문제없습니다. 자 자라고 있어요.
배추도 잘 자라고 있고요. 무와 알타리만 초상집입니다.
호박도 잘 자라고 있고요.
농사라는 것, 농사짓는 일, 씨 뿌리고 가꾸고 시간 기다려 수확을 고대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어느 한순간에 무참히 끝날 수 도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태풍 앞에서 일 년 과일 농사가 물거품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장마로 인해 다 익어 가는 벼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일이 아주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럴 때 우리 부모들은 그 절망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왔는지 참 존경스럽습니다. 자연은 다시 기회를 준다는 믿음이 있어서 가능한 것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은 없고 마지막 순간에 뭐라도 다시 시작된다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입증하는 경험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과 자본에 기대어 사는 생활의 차이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본 앞에서 무력해질수록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서초동과 광화문 두 곳에서 계속 집회가 열리고 있고 서초동 집회에 대한 지인들의 의견이 대략 반 반 정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진보' 집회에 대해 이렇게 의견이 분리되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서로 수용하기 힘든 입장들이 계속 노정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기고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시기입니다. 이런 계기를 거쳐 좀 더 개방적인 사회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