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광야의 두 시간

시간에 관한 에세이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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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 이전의 카오스가 있다. 또는 카오스라는 시공간이 있다. 무시간 Timeless과 흐름의 공간 Space of flow 이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기도 하는 그런 것. 이 카오스에서 코스모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빛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둠이 등장하고 낮과 밤이 생기고 계절이 흐르기 시작했다. 순환의 시간 안에서 생태계가 조용히 지구적 시간을 감싸기 시작했다. 시간 역사의 첫 장이다. 순환의 시간이 비순환의 시간, 또는 직선의 시간으로 분리되기 시작한다.


분리는 인공에 의해 구체화된다. 도시라는 공간의 탄생 - 그곳이 동굴이든지 또는 신전이든지 - 과 함께 크로노스는 본격적으로 분리되어 존재한다. 도시는 코스모스의 완결 편이다. 첫 번째 코스모스, 천지창조가 크로노스를 만들었다면 도시는 코스모스를 분리시켜 두 개의 크로노스를 만들었다. 도시와 비도시의 시간이다. 도시와 광야의 시간은 다르다. 자본과 권력의 도시는 끊임없는 재생산과 확대를 위하여 초단위로 시간을 분절시켜 결과를 극대화시킨다. 반면 광야에서는 그저 지는 해와 뜨는 해 사이에 조용한 휴식만 있을 뿐이다. 두 시간은 교접하고 갈등하면서 인간 삶에 휴식과 긴장을 가져온다.


종교가 시작된 곳이 여기다. 두 시간이 교접하고 갈등하면서 누구는 예언자가 되고 대다수는 예언을 갈망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이제는 갈 수 없는 시공간이 서서히 꿈의 영역, 종교의 영역으로 승화된다. 결국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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