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가끔 온수역에서 만나
소주잔으로 안부 묻고
손끝으로 나누는 대화
손님들 하나 둘 떠나가고
마지막 안내 방송 들리면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보내고 홀로 남은 플랫폼
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술잔 아직
비우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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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특별한 장소다. 온수역은 1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교통 요지인데도 지나다니는 행인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이다. 온수 남부역에는 일반적인 의미의 차도가 없다. 상가와 주택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역 앞 광장만 있을 뿐이다. 이태리 소도시의 조그만 광장 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술집도 별로 없다. 늘 가는 술집이 정해져 있다. 이제 소설을 써 본다. 어떤 연인이 있었다. 가끔 만났다. 계속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둘이 너무 잘 안다. 한 사람은 1호선을 타고 오고 다른 한 사람은 7호선을 타고 와서 늘 가는 술집에 들어가 이런저런 애틋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막차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리면 기약 없는 이별을 한다. 오랜 시간이 흘려 다시 이 곳 그 술집에 온다. 그때 미처 비우지 못한 술잔, 다 듣지 못한 그(녀)의 작별 인사. 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